“미국선 부동산 공동투자가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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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미국 부동산투자, 한국식으로 덤볐다간 큰코다친다.”

미국 뉴욕에서 부동산 소액 공동투자 모델을 성공시킨 남주안(사진) 페이스대 교수의 말이다. 그는 2006년부터 뉴욕·뉴저지주에서 소액 투자자를 모아 그동안 13건에 약 8000만 달러의 부동산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한국인은 단독 투자를 선호하지만 유대인과 중국인은 오래전부터 공동투자를 한 덕에 지역 상권을 장악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첫 한국인 부동산경제연구소를 창립한다.

-소액투자 모델을 시작한 계기는.

“부동산 투자에서 유대인·중국인과 한국인의 가장 큰 차이는 공동투자다. 유대인·중국인은 여러 명이 돈을 모아 건물을 사는 데 익숙하다. 유대인과 중국인이 미국에서 상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공동투자 덕분이다. 이와 달리 한국인은 단독 매입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살 수 있는 부동산에 한계가 있었다. 뉴욕시 플러싱에서 한국인이 기껏 일궈놓은 상권을 유대인과 중국인에게 빼앗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6년 이런 내용을 한인사회에서 강연하다 강의를 들었던 교포와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어떤 부동산이 유망한가.

“한국에선 아파트가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이다. 그러나 미국에선 상업용 건물이 낫다. 주택은 관리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다.”

-한국에서도 미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에선 장래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에 초점을 두는데 미국에선 임대료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건물 가치가 결정된다. 법 규정도 잘 알아야 한다. 예컨대 맨해튼 상가를 인수했다가 옛날 기름보일러 탱크 때문에 환경오염 제거비용을 집값보다 더 낸 사람도 있다. 이런 규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부동산투자는 유망한가.

“미국에선 한국처럼 부동산에서 ‘대박’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은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퇴한 직장인의 노후 대비 투자로 적합하다. 미국에서 부동산으로 큰 차익을 보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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