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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철도 컨테이너 기지 존치냐 폐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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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7일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리 구미철도CY(Container Yard, 컨테이너 적치장).

경부선 약목역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구미시와 칠곡군이 맞닿은 지역이다. 2차로 진입로를 따라 기지로 들어서자 철로를 따라 530여m 길이로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기지는 4만2041㎡(1만2700여 평) 규모다. 컨테이너를 집어 옮기는 칼마가 화물열차 위로 끊임없이 컨테이너를 실었다.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들도 쉼없이 드나들었다. 전자제품 등 구미국가산업단지(구미공단)의 수출 물량을 부산항으로 실어나르는 곳이다. 구미철도CY 현능환 소장은 “내륙 철도 컨테이너 기지로는 국내 최대”라고 설명했다.

칠곡군 약목면 복성리 구미철도CY에서 컨테이너 운반이 한창이다. 이곳은 오는 6월 칠곡군 지천면 연화리 영남권내륙화물기지 준공을 앞두고 폐쇄가 거론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폐쇄냐 존치냐=구미철도CY가 존폐 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칠곡군 지천면 연화리 ㈜영남권복합물류공사로 구미철도CY의 통합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두 시설이 위치한 칠곡군은 구미철도CY가 불법 시설물이라며 폐쇄를 주장한다. 반면 구미철도CY를 이용하는 구미공단 입주업체들은 경제 논리를 내세워 이 시설의 존치를 내세우고 있다.

구미철도CY는 본래 구미공단 수출 200억달러 달성 기념행사 때 수출업체가 대통령에게 조성을 건의, 2004년 철도청이 고속철도 약목 보수기지에 세웠다. 18억원을 들여 조성된 구미철도CY는 2005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현재 코레일로지스㈜·삼일익스프레스㈜ 등 7개 업체가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구미공단 입주업체들은 이곳을 통해 하루 평균 37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화물을 철도로 수송한다. 구미공단 전체 물동량의 30%쯤이다.

칠곡군과 칠곡군의회는 “구미철도CY는 정상적인 영업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영남권내륙물류기지가 완공되면 불법시설을 폐쇄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레일이 보수기지로 허가받은 시설을 용도 변경없이 수년째 목적 이외 시설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거기다 좁은 진입로로 대형 차량이 드나들어 교통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군과 군의회는 2625억원을 들인 영남권내륙물류기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도 구미철도CY를 폐쇄하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칠곡군은 지난 2월 군민 45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두 시설 통합을 국회에 청원했다.

◆구미시·칠곡군 동시 국회 청원=구미상공회의소는 다른 주장을 편다. 구미공단 수출업체들이 구미철도CY가 폐쇄된 뒤 영남권내륙물류기지를 이용할 경우 이동 거리가 11㎞ 늘어나 운임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독점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구미상의 김달호 차장은 “수출업체들이 구미철도CY의 존치를 바란다”며 “영남권복합물류공사 하나로 통합되면 운임 인상 등 독점의 폐해가 생겨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화물연대 파업 등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경우 구미철도CY가 파국을 막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구미상의와 구미시는 지난달 시민 2만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구미철도CY의 존치를 청원했다.

글=송의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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