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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 핵물질 이전 땐 즉시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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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은 북한이 핵 관련 물질을 제3자에게 이전할 경우 그 즉시 대응책을 발동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핵 관련 물질을 제3자에게 이전하는 데 손을 대는 단계를 '레드 라인(한계선)'으로 정하기로 했다"며 "이 선을 넘을 경우 엄격히 대처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핵 관련 물질이란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이나 고농축 우라늄, 그리고 그 제조과정의 물질 등을 지칭한다. 신문은 "이 관계자가 즉시 대응책의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으나 군사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경고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부시 행정부 관계자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레드 라인'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드 라인을 설정할 경우 "북한에 바로 그 직전 단계까지의 도발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신문은 또 미국이 이라크에 발목이 잡혀 북한에 충분한 군사적 압력을 가할 수 없을 것이란 견해에 대해 또 다른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라크에 투입된 것은 육군이며, 북한에는 해군과 공군이 주로 대처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일본 언론은 북한이 지난 5월 핵 개발의 핵심 물질인 불소 수십kg을 특별기편으로 이란에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우라늄을 불소와 화합하면 농축 우라늄의 원료가 되는 휘발성 액체 '6불화 우라늄(UF6)'이 만들어진다. 'UF6' 1t을 제조하는 데는 110kg의 불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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