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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리빙] "모피" 10년 만에 유행이 돌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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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롯데백화점 본점의 모피매장에서 한 고객이 모피코트를 입어보고 있다. 올겨울엔 상의의 길의가 짧은 모피코트가 유행이다. 신인섭 기자

불황 속에서도 모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계의 '모피 10년 주기설'에 따르면 바로 올해가 유행을 몰고올 해라고 한다. 또 윤달이 끼면 겨울이 춥다는 속설과 전 세계적인 모피 유행도 맞물려 있다. 실제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에선 최근 모피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0% 정도 늘었다.

올 겨울 모피의 특징은 불황을 감안해 중저가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 토끼털은 10만~20만원대, 밍크류는 40만~50만원대, 밍크를 부분적으로 덧댄 제품은 10만원 미만의 제품까지 선보였다.

◆ 모피가 젊어진다=모피가 부유한 중년여성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젠 20~30대층을 겨냥한 모피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가격이 비싼 여우털.밍크 대신 토끼털을 이용한 제품도 많다. 베스띠벨리 박성희 실장은 "올 겨울 모피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본래 이미지에 젊고 캐주얼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깔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색상이 화려해지고 있다. 보라.핑크.녹색 등 원색계열과 표범 무늬, 얼룩말 무늬 등 동물 문양이 인기다. 모피 길이도 짧아지고 있다. 엉덩이를 덮지 않는 길이의 재킷이나 점퍼 스타일의 블루종 제품이 많이 나왔다. 귀엽고 캐주얼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을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격도 싸기 때문이다.

◆ 복고풍과 빈티지가 강세=이번 시즌에는 여성스러운 디자인에 복고풍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짧은 길이에 밑단과 소매가 살짝 퍼지는 A라인의 재킷, 7부 소매와 넓은 칼라가 달린 재킷 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허리에 벨트나 끈 장식을 매어 허리선을 강조해 주는 스타일도 인기다. 또 어깨만 감싸는 형태의 '케이프'를 두르거나 모피 머플러 위에 브로치를 다는 스타일이 유행이다.

모피 원단의 경우 천연 털을 그대로 이용한 형태보다 털을 짧게 깎아 가공한 '시어드 스타일'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 부분 모피도 활용할 만=모피 옷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부분적으로 모피를 사용한 제품을 눈여겨볼만하다.

부분 모피 제품은 너무 과하게 보이지 않으면서도 젊고 캐주얼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도 제격이다. 특히 옷의 칼라와 앞여밈선, 소매 등 각 부분만 모피로 장식한 '트리밍' 제품이 인기다. 또 작은 모피 조각을 부분부분 이어붙인 '스크랩' 스타일도 유행이다.

모피에 잘 어울리는 소재는 가죽이나 트위드. 이런 소재에 모피를 덧대면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정장처럼 입을 수 있다.

또 니트 카디건 칼라에 모피를 장식한 스타일은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고, 코트의 칼라 부분만 모피를 달면 복고적인 스타일로 멋을 부릴 수 있다.

액세서리도 모피를 활용한 제품이 강세다. 손에 드는 토드백과 목에만 살짝 두르는 모피 머플러, 또 구두에도 모피를 장식한 제품이 선보였다.

홍주연 기자 <jdream@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 장롱 속 모피 … 수선하니 몰라보겠네

모피 옷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굳이 새로 장만하지 않고도 리폼(수선)을 해볼 만하다.

모피 리폼은 단순히 롱코트를 잘라 반코트를 만들거나 소매를 없애고 조끼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어깨부분을 끌어올리고 허리높이를 조정하는 등 전면 수선 작업을 거쳐야 옷태가 제대로 산다. 추가 모피가 들어갈 경우 비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리폼을 의뢰하기 전에 얼마나 더 입을지, 어떤 용도로 모피를 입을 건지 잘 따져봐야 한다.

1990년대 초중반 밍크옷은 어깨가 넓고 소매끝이 좁아져 상체가 커보이도록 디자인된 제품이 많다. 이런 옷들은 어깨를 좁히고 두꺼운 패드를 꺼내 일자형 소매로 바꾼 뒤 소매 끝에 커프스만 달아도 느낌이 확 달라진다. 칼라를 테일러드, 차이나, 넓은 숄 등으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입한 지 20여년 이상된 코트들은 오히려 리폼이 더 쉽다. 전체적으로 좁고 타이트해 요즘 유행하는 H라인의 실루엣을 만들기 수월하다. 칼라와 소매만 없애고 가죽끈으로 허리띠를 만들어주면 요즘 유행하는 모피조끼로 입을 수 있다. 떼어낸 소매 부분은 이어서 목도리로 만들면 된다. 코트류의 전체 디자인을 다 바꾸려면 50만~80만원, 어깨 수선은 10만~20만원, 소매길이는 2만~5만원, 소매통은 5만~7만원 정도 든다. 여기에 원하는 디자인을 추가하면 모피 값을 보태야 한다. 긴 밍크털을 깎아 요즘 유행하는 '시어드 밍크'로 만들거나 색깔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 모피옷 코디는

■ 모피 재킷에 청바지를 입으면 캐주얼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캐릭터가 있는 티셔츠와 함께 입어도 잘 어울린다.

■ 귀여운 이미지를 내려면 스커트를 입는 게 좋다. 단색의 모피 점퍼를 입었다면 체크무늬 스커트와 토트백으로 발랄하게 연출하자.

■ 여성스러운 인상을 주고 싶다면 부분 모피를 사용한 니트 카디건이나 코트를 입어보자. 타이트 스커트나 리본 장식이 있는 소품을 사용하면 좋다.

■ 모피 케이프를 입을 땐 원피스.블라우스.스커트 같은 여성스러운 옷차림에 매치하면 우아한 '레이디룩'을 만들 수 있다.

■ 원색계열 모피 재킷을 입는다면 색깔 배합에 주의해야 한다. 핑크색 재킷에는 남색이나 카키색등의 스커트가 어울린다.

■ 모피 재킷을 입었을 때 모피 목도리를 두르거나 모피로 된 모자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 너무 과한 느낌을 준다.

*** 모피 관리는

■ 모피의 최대 적은 습기. 비나 눈에 젖은 모피는 즉시 가볍게 흔들고 마른 수건으로 잘 닦아낸 뒤 그늘에서 말린다.

■ 모피를 말릴 때 열기구 등을 사용해 강한 열로 직접 말리면 모피 끝이 갈라지고 가죽이 굳어져 찢어질 수 있다.

■ 옷장에 보관할 때는 털이 눌리지 않게 다른 옷과 간격을 두고 걸어둔다.

■ 모피 안감을 다림질하면 안 된다. 안쪽의 강한 열이 가죽을 수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모피에 직접 향수를 뿌리면 변색이나 주름의 원인이 된다.

■ 담배 연기가 모피에 배어들면 세탁해도 냄새가 잘 가시지 않는다.

◆ 도움말=베스띠벨리 박선희 실장, 롯데백화점 조준석 과장, F&F 이혜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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