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주대병원 통합의학센터 전미선 센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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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통합의학센터가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후원으로 이달 17일 오전 10시 아주대 체육관에서 아주 행복한 걷기대회를 개최한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다른 대회와 달리 걷기를 암 치료와 접목했다. 운동은 면역력을 높이고,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떨쳐버려 암환자의 투병의지를 높여준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전미선(사진) 통합의학센터장에게 암환자의 운동 효과와 이번 대회의 의미를 들었다.

-운동은 암환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나.

“암 환자가 적절하게 체중을 유지하고, 꾸준하게 운동을 하면 현저하게 생존율이 높아지고 재발률이 떨어진다. 대표적인 효과는 ▶피로도 감소 ▶정서적 안정 ▶자신감 증대 ▶면역력 향상 등이다. 암환자에겐 걷기가 권장된다. 체지방과 혈액 내 인슐린 양, 그리고 염증 표지자 모두가 감소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쥐에게 12주간 걷기를 시킨 뒤 노화로 감소한 항산화 유전자가 다시 발현됐다.

-효과적인 걷기는.

“암 환자는 치료 중이라도 집 근처의 산이나 아파트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이 된다. 시간과 강도는 신체 상태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가능하면 숲에서 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인체의 활성을 높이고, 피로감을 해소해 준다.”

-야외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이왕이면 바깥 공기를 쐬고 햇빛을 받는 것이 좋다. 최근 노르웨이에서 햇빛과 암 생존율 간의 관계가 밝혀졌다. 여름과 가을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 암 환자가 다른 시기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보다 생존율이 높았다. 일조량이 적은 노르웨이의 특성도 있겠지만 역시 햇빛과 비타민 D의 관계, 햇빛과 면역력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다. 나는 암환자에게 햇볕 쬐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한다. 집 안에서 걷기를 하면 몸이 붓는다던 환자에게 밖에서 걷도록 권했는데 바로 실천에 옮긴 환자는 운동 후 몸이 붓는 증상이 없어졌다고 했다. 환자의 운동량은 하루 30분 정도였다.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생활 속에서도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7곳의 호텔방을 청소하는 84명을 대상으로 절반에게는 지금 하는 일이 좋은 운동이고, 의사들이 권하는 생활습관의 개선 조건과 일치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머지 그룹에는 이런 정보를 주지 않았다. 4주 간격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미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보를 받은 그룹은 자신이 운동한다고 느꼈고, 실제 체중이 감소했으며, 혈압·체지방 등이 줄었다. 반면 비교 군에는 이 같은 효과가 없었다. 밖으로 나가기 힘든 환자나 가사를 꼭 돌봐야 한다면 음악을 틀어 놓고 열심히 리듬에 맞춰 일을 해 보라.”

-이번 걷기대회의 특징은.

“의료진이 부스를 차려놓고 환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상담을 한다. 또 수원 생활체육인협회에서 나와 환자에 따른 개인별 운동도 지도한다. 오후에는 영양에 대한 강연(박종숙 손맛연구회 박종숙 강사)과, 환우들의 장기를 발휘하는 시간, 연예인(가수 김원준)의 무대가 예정돼 있다. 참가비는 무료며 당일 등록해도 된다. 하지만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전 등록을 권한다(031-219-5890).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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