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태국 시위대 방송시설 한때 점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9일 방콕 북부 지역에 있는 친탁신계 방송시설인 타이콤 위성기지국에 진입하기 위해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파툼 타니 AP=연합뉴스]

비상사태 선포 사흘째를 맞은 9일 태국 방콕에서 시위대와 군경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한 달 가까이 끌어온 이번 사태에서 양측의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태국 영자지 네이션에 따르면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단체인 반독재민주연합전선(UDD) 회원 1만여 명이 이날 오후 2시40분쯤 방콕 근교 타이콤 위성기지국에 진입하려다 군경과 몸싸움을 벌였다. 군경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의 진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등 10여 명이 다쳤다. 방콕 북부 파툼 타니주에 위치한 타이콤 위성기지국은 친탁신 방송의 중계시설이다. 전날 태국 정부가 친탁신 위성방송인 PTV의 송출을 막자 원상 회복을 위해 실력 행사에 들어간 것이다.

군경은 물리력을 동원해 시위대의 진압을 막으려 했지만 더 이상의 충돌을 피했다. 시위대 수천 명이 철조망을 넘어 들어오자 진압부대는 위성기지국 본부 건물로 철수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는 기지국 앞마당을 점거한 뒤 보안 당국과 협상을 벌였다. 몇 시간 뒤 기지국 점거 시위를 이끈 나타웃 사이쿠아는 “당국이 PTV 방송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목표를 달성한 시위대는 위성기지국 점거를 풀고 다시 가두 시위의 중심지인 ‘라차프라송’ 거리로 돌아갔다. 군 병력이 이 거리를 봉쇄한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방콕의 유명 쇼핑몰이 모여 있는 이 거리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방콕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명소다. 시위대는 그동안 이 거리를 점거하고 현 정부 퇴진과 의회 해산을 압박해왔다.

UDD 측은 당초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자택 등 방콕 시내 10개 지역에서 시가 행진을 벌일 계획이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