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의 세계] 수련 때 앞가슴 뜨거워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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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Q : 여자는 남자와 수련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해서 묻습니다. 저의 경우 단전수련을 하면 아랫배 단전에는 아무 느낌도 없고 오히려 앞가슴 쪽 중단전이 뜨거워지곤 합니다. 혹시 잘못된 것인지 걱정스럽습니다. (서울 대치동 윤세라)

A : 기수련에서 여자와 남자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성(性)의 차이에 따라 수련의 반응점도 다르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수련방법도 달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성수련자를 올바로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남자의 경우 단전호흡을 하게 되면 아랫배 하단전이 뜨거워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여자수련자가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도리어 비정상인 것입니다. 여자는 중단전에 먼저 열감을 느끼는 것이 정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하고 있는 수련에는 잘못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명심해야 할 일은 중단전이 뜨거워진 다음의 기 흐름에 유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중단전의 뜨거운 기운이 아랫배 하단전으로 내려와야 하고 그것이 다시 아래로 내려가 회음(會陰)혈을 통과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의 흐름은 엉치뼈 쪽의 미려관을 지나서 등줄기를 타고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이른바 독맥(督脈)을 관통하여 기가 상승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의 흐름은 머릿골 정수리의 백회(百會)혈을 지나 몸통 정면의 임맥(任脈)을 타고 내려오는 과정을 밟습니다. 상단전을 거쳐 중단전에 이르고 마지막에는 하단전에서 마무리짓는 것이 순서입니다.

어떤 이들은 남녀의 기의 흐름이 정반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여성의 기의 흐름에서 초기의 반응점이 중단전인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데 따른 착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등줄기로 기가 올라가고 앞줄기로 기가 내려오는 기의 순환원리에는 아무런 차별이나 변화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의 흐름은 기수련의 대도(大道)를 가늠합니다. 거기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기의 흐름은 뜨거운 불기운이 밑으로 내려오고 차가운 물기운이 위로 솟아야 하는 법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반대의 현상 즉 화승수강(火昇水降)이 일어나면 그 수련은 크게 잘못된 것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중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이규행 <현묘학회장>

문의 팩스=02-751-5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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