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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 연기금서 사회간접자본 투자 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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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과 연기금이 도로.터널.항만.전철 등 사회간접자본(SOC)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채권 수익률과 정기예금 금리가 연 7%대인 상황에서 정부가 연간 평균 수익률 14~16%에 맞춰 책정해주는 SOC의 통행료.이용료 수입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통행량 급감 등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민간 투자자에게 수익률의 90%까지 보장하거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설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SOC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연기금들이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대구 국우터널(개통)과 문학산터널(공사 중)을 각각 7백억원 안팎에 인수.운영 중이며 용마산 터널 사업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앞으로 연간 6백억~7백억원씩 총 2천억원 정도를 유료도로.터널.교량 등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교원공제회.사학연금도 교육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공무원연금공단 이재석 과장은 "정부가 제시한 조건이라면 기회비용과 운영비 등을 감안해도 10년 정도면 통행료 수입을 통해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고 말했다.

보험사의 경우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소규모로 지분 참여하는 정도였는데, 지난해 말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SOC 투자에 한해 보험사가 다른 기업의 15% 이상 지분 취득 허용)로 올해부터 건설사업 및 운영주체로서 본격 나설 전망이다.

산업은행 투자금융실 이대현 팀장은 "지난 2월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7천3백억원 규모의 천안~논산고속도로 자산유동화 증권(ABS)을 발행할 때 금리가 8.6%였는데도 모두 발매됐다" 며 "앞으로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한 SOC 투자상품도 선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한경택 과장은 "그동안 민간 SOC사업은 건설사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공사한 뒤 운영수입으로 원리금을 갚는 방식이었는데 앞으론 연기금.보험사 등 금융기관이 투자 수단으로 사업주체가 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 이라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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