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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수 · 합병관련주 테마주로 부상 조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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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종목들이 테마주로 부상할 조짐이다.

4일 주식시장에서 삼영열기기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대경기계가 M&A 관련주로 부각돼 8% 이상 올랐고, 계열사인 대경테크노스도 7% 넘게 상승했다.

쌍용양회의 지분을 인수한 피씨아이인베스텍과, 삼애인더스가 지분을 매입해 최대 주주가 된 쌍용화재에도 매수세가 들어왔다.

삼영모방.삼립식품.일화모직.동아정기.대일화학.극동제혁 등도 M&A테마를 형성하며 크게 올랐다.

이들은 자본금이 작고 대주주 지분이 낮으며 기업실적이 괜찮아 사모M&A펀드가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M&A 협상이 은밀하게 진행돼 일반인들이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며 "M&A가 노출되기 전에 주가가 오를 대로 오르는 만큼 추격 매수를 하다간 손실을 볼 수 있다" 고 지적했다.

◇ 중.소형주가 M&A 종목으로 부상=M&A 관련주들은 대우증권의 사모M&A펀드가 처음으로 상장사인 중앙염색 인수에 성공하면서 테마주로 부상했다.

최근 조성되고 있는 사모M&A펀드들이 앞으로 상장기업이나 코스닥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M&A를 시도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사모M&A펀드나 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KTB네트워크와 소프트뱅크파이낸셜코리아 등도 물밑에서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터바인M&A 김훈식 사장은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상장기업과 코스닥 벤처기업의 신주를 인수하기로 이미 내부 협상이 마무리된 상태" 라며 "우호적 지분 인수를 통해 구조조정을 도와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 말했다.

LG투자증권 명성욱 M&A팀 차장도 "코스닥 벤처기업과 우호적인 지분 인수 협상을 거의 끝냈다" 고 말했다.

신한증권 박동명 리서치센터 과장은 "조만간 1~2개 사모M&A펀드가 상장.등록기업의 지분 매입을 전격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며 "사모M&A펀드 규모가 1백억~2백억원인 만큼 시가총액이 작은 A&D(인수.개발) 관련주나 관리종목들이 타깃이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 일반인 투자는 위험=개인 투자가들이 M&A테마를 따라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중앙염색의 경우 주가가 한달 보름 전 2만1천원에서 배 이상 올랐다가 막상 M&A 성사가 발표된 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소액주주들이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던 조광페인트도 지난 1월 M&A를 재료로 주가가 한달만에 50% 이상 올랐으나 협상이 어려움을 겪자 미끄럼을 탔다.

대한방직 소액주주 연합도 지난 3월 주총에서 대주주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도 회사측의 반대로 경영권 장악에 실패하며 주가가 떨어졌다.

적대적 M&A를 표방하고 나선 이산M&A 구자균 사장은 "적대적 M&A의 성공 사례가 나와야 M&A가 증시에서 테마를 형성할 수 있을 것" 이라며 "그러나 일반인들은 어느 종목이 M&A 대상 종목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 수석연구원은 "M&A는 내부자들 이외의 일반인들이 알 수도 없고 설사 알았다 하더라도 주가가 꼭지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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