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러년 5,000m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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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에서 관심을 집중시켰던 시각장애인 육상선수 말라 러년(32)의 감동적인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러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미국 육상선수권대회 여자 5천m에서 15분8초03의 기록으로 우승, 오는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개최될 세계육상선수권 미국 대표로 선발됐다. 지난 2월 뉴욕 실내육상대회에서의 여자 5천m 미국 최고기록(15분7초33) 수립에 이은 쾌거였다.

대회 8백m와 1천5백m 2관왕인 레지나 제이콥스(37)가 내친 김에 5천m 우승까지 노렸지만 러년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망막 퇴행성 질환으로 14세 때 시력을 거의 상실한 러년은 30㎝ 이내에 있는 물체를 희미하게만 볼 수 있는 중증 시각장애인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장애인 올림픽 1백m, 2백m, 4백m, 멀리뛰기 등 4관왕에 오른 러년은 시각장애인 최초로 출전한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 여자 1천5백m 결선까지 진출, 미국 역대 최고 성적인 8위를 기록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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