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논술형 문제 대비 컨설팅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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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3학년부터 고교생까지 중간고사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과목에 한해 이번 중간고사부터 전체의 30% 이상이 서술형 문제로 출제되기 때문이다. 예시문제까지 만들어 배포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아직까지도 학생들에게 서술형 문제에 대한 안내조차 하지 않아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는 학교도 있다. MY STUDY는 과목별 서술형문제 대비법을 2회에 걸쳐 제공한다. 그 첫 회로 김성현(서울 목동 월촌중 3)·박현원(서울 반포 원촌중 1)군이 국어·사회과목 서술형 예시문제를 풀고 전문가들로부터 첨삭지도를 받았다.

국어 - 교과서를 믿고 틈만 나면 읽어라

“영국에서 치르는 시험 형식과 같아 익숙하지만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조금 어려워요.”

영국 런던에서 3년간 유학 후 지난해 8월 귀국한 김성현군이 국어 서술형 문제를 처음 접한 소감이다. 김군은 유학파인데도 지난 2학기 기말고사에서 국어 100점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엠베스트 장승원(사진) 강사는 김군에게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틈날 때마다 교과서를 읽고 ‘학습활동’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라”고 충고했다.

“국어 과목의 서술형 답안은 창의적 생각의 전개와 그 이유, 생활의 적용을 묻는 문제가 대부분이죠. 자기의 생각이 분명하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도 분명히 정리해야 합니다. 또 이를 우리 현실에 적용하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 등을 생각하고 글로 표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장 강사는 ‘갸우뚱 하기’를 강조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항상 ‘왜’라는 생각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과서 정독하기를 추천했다. 그는 “교과서는 교육적으로 가장 좋은 글을 모아놓은 책”이라며 “교과서 내용을 토대로 문제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도움된다”고 말했다.

김군의 답안과 권장 답안 비교

문제. 위의 시에서㉮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쳤을 때, 감상의 차이를 서술하시오.

김군의 답안 : 시의 부분을 이와 같이 고쳤을 때에는 강조되기가 두번째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가에서 쓰인 이중부정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 쓰인 것이다. 그러나 이중부정을 택하지 않고 그냥 쓴다면 느낌이 그다지 강조되지 않고 재미가 없을 것이다. 이중부정 하면 효과적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이문장을 그냥 이중부정 없이 말한다면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말하는 이의 마음을 간절하게 표현을 해준다.
 
평가 : ‘학습활동’을 적용한 문제다. 이 문제는 ‘이중 부정’을 쓴 이유와 효과를 바로 알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 의도다. 김군은 시의 3요소인 ‘운율·심상·주제’를 파악한 후 ‘이중 부정’이 운율·주제와 연관성 있음을 잘 찾아냈다. 다만 적절하지 않은 문구, 같은 의미의 반복 표현 등이 감점요소다. ‘강조되기’ 등 피동 표현을 자제하고, ‘재미없다’는 모호한 표현보다 ‘단조롭다’는 교과서적 표현으로 바꾸면 좋다. 또 띄어쓰기, 맞춤법 등은 글쓰기의 기본이다.(6점 감점)
 
권장 답안 : 시에서 운율감이 느껴지지 않고, 딱딱한 느낌이다. 또 일반 진술이라 단조로우며 강조하려는 의미와 마음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중 부정은 강한 긍정의 효과가 있다. 시에선 반복으로 인한 운율감도 부여하기 때문에 보기처럼 일반적인 진술로 바꿀 때 일상적 언어 사용과 다를 바 없으며 간절함도 반감된다.

사회 -신문·방송 분석기사 관심있게 살펴라


“현원이의 배경지식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객관식 문제에 길들여져 있어 답을 서술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아는 문제를 표현하는데 좀 더 교과서적인 답변이 필요합니다.” 엠베스트 곽주현(사진) 강사가 박군에게 준 점수는 100점 만점에 71점이다. 10문제 모두 아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술형에 익숙하지 않아 감점을 받았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박군은 “답을 길게 써본 적이 없어 힘들었다”며 “아는 문제였는데 표현 때문에 감점을 받아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곽 강사는 박군에게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자신의 답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점검하라고 충고했다.

곽 강사는 “서술형 문제는 세심한 성격의 학생에게 더 유리하다”며 “일반 상식에 따른 답변이 아니라 출제자가 원하는 정확한 단어나 표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출제 지문이나 지도·자료·도표를 교과서에서 인용하고, 출제자도 교사이기 때문에 수업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교과서의 ‘탐구활동’을 특히 강조했다. 탐구활동에 나오는 문제들은 대부분 서술형 평가 문제로 변형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뉴스에 등장하는 내용을 교과내용과 응용해 서술하게 하는 문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평소여러 매체에 나오는 내용을 관심 있게 살피면서 교과내용과 접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면 더욱 유리할 수 있죠.”

박군의 답안과 권장 답안 비교

문제 1. 아래의 지도를 보고 물음에 답하시오.
여러 개의 표준시를 사용하는 국가를 3개 이상 쓰고 국가별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를 서술하시오.

박군의 답안 : 미국, 캐나다, 러시아. 나라가 다른 경도에 있어서

평가 : 서술형 답안 작성은 주어·서술어 등 문장의 구조를 갖추는 것이 좋다.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를 묻는 것은 박군이 답한 지도상의 경도를 표시한 이유를 묻는 것과 같다.(5점 감점)

권장 답안 : 여러 개의 표준시를 사용하는 나라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이 있다.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을 하기 때문에 시차가 발생한다.

문제 2. 다음 설명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들 국가들을 무엇이라 부르며 해당하는 국가와 특징에 대해 서술하시오.

박군의 답안 : BRICs. 세계의 큰 나라들이 모인 것.

평가 : 답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만 국가명이나 특징을 기술하지 못했다. 면적이 큰 국가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징을 알아둬야 한다.(6점 감점)

권장 답안 : 브릭스(BRICs)라 하며, 브라질(B), 러시아(R), 인도(I), 중국(C)을 부르는 말이다. 넓은 영토와 풍부한 자원, 풍부한 노동력을 가지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국가
들이다.

< 글=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Tip 국어·사회 서술형 문제 대비법

1. 국어 비문학의 경우 대부분 글의 의도와 목적,주제가 분명히 드러난다. 글을 읽을 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문학 부분은 필자의 의도나 말하고자 하는 바(주제)가 글 속에 함축돼 있다. 항상 ‘왜’라는 생각으로 행간에 내포돼 있는 주제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2.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문제 분석을 꼼꼼히 해야 한다.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출제자의 요구에 맞는 정확한 답을 써야 한다.

3. 자신이 출제자라는 생각으로 문제를 만들어 본다.

4. 서술형 문제는 자신의 생각을 올바로 정리해 알맞게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답에 꼭 들어가야 할 단어나 구절 등을 우선 옆에 써 놓고, 로드맵을 만들 듯 정리해 나가는 것이 좋다.

5. 맞춤법, 띄어쓰기, 올바른 문장부호 사용은 글쓰기의 기본이다. 평소에 기초적인 지식을 쌓아 놓는 것이 점수를 잃지 않는 방법이다.

6. 문장이 길어지면 말하고자 하는 바가 흐려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짧게 쓴다. 지시어나 접속어를 잘 활용해야 한다.

7. 문제를 다 푼 후에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다시 점검하라.

8. 답안 서술이 힘든 학생이라면 평소에 일기를 쓰거나, 수업시간에 필기를 열심히 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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