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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타이타닉' 홍콩영화제 출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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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홍콩=진세근 특파원]해방 직후 징용.징병자 7천5백여명을 싣고 부산항으로 돌아오다 의문의 폭발사고로 5천명이 수장된 '우키시마마루(浮島丸)호 사건' 을 그린 북한 영화 '살아 있는 령혼들' 이 29일 홍콩에서 개막되는 홍콩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출품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영화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첨단 컴퓨터 기법까지 동원돼 제작된 북한 최초의 상업영화인 데다 그동안 한국.일본을 중심으로 사건 진상 규명작업이 진행돼온 우키시마마루호 사건이 이 영화 개봉을 계기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8년째 '우키시마마루 진상규명 운동' 을 벌여온 전재진(45.순천향의대 임상병리사)씨도 이 사건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28일 홍콩을 방문한다.

전회장은 이미 한국에서 40여명, 일본에서 30여명 등 총 70여명의 우키시마마루호 폭침사건의 생존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 공훈 예술가인 김춘송(45)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해방후 부산항으로 향하던 4천7백30t급 일본 군함 우키시마마루가 의문의 폭발 사고로 교토(京都)항 부근 마이즈루(舞鶴)만에서 침몰돼 약 5천명이 수장된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조선예술영화사측과 이 영화의 독점 공급계약을 맺은 홍콩 고삼(高森)필름의 한국인 장주성(張柱成.48)사장은 이 영화는 "김일성종합대 컴퓨터실.김책 공대 컴퓨터실은 물론 5.18영화연구소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일반 제작비의 네배 이상을 들여 제작한 것" 이라고 전하고 "비록 국제수준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소재 처리가 극적이어서 'JSA' 에 못지 않는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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