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다녀간 한식당 대표 "생계형 한식당서 벗어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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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고, 일식당에서 스시를 먹는 것처럼, 한식당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되어야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이뤄지는 것 아닌가요.”

지난 12년동안 미 주류사회 한복판에서 한식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해오고 있는 우래옥 최영숙 대표의 지론이다. 최 대표는 지난 76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LA 한인타운에 열었던 한식당 우래옥을 93년 비벌리힐스에, 99년 맨해튼 소호까지 진출시켰다. 2005년에는 맨해튼 미드타운에 ‘밥 반(飯)’자에서 따온 ‘반(Bann)’이라는 한식 레스토랑도 열었다.

한식 세계화의 최전방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최 대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와 관련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 음식은 굉장히 어려운 음식입니다. 계량화된 조리법이 없어서 주먹구구식이죠. 그래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리법을 도입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또 식당과 관련한 모든 시스템이 전산화시켰죠. 그런데 지금까지 대부분 한식당은 생계형으로 운영됐습니다. 결국 우래옥은 생계형 식당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주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겁니다.”

지난달 29일 미국을 방문중이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우래옥에서 가족, 수행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가 우래옥은 또 한번 화제가 됐다. 대통령 일행은 갈비와 돌솥비빔밥에, OB맥주까지 마시고 갔다.

이처럼 우래옥은 연예인,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이 즐겨찾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도 우래옥 단골손님이라고 최 대표는 귀띔했다.

“유명인사들이 우리 식당을 찾을때마다 한식 세계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흐뭇합니다. 그러나 식당을 찾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리에게는 모두 중요한 고객들이죠. 주로 젊은층이 많이 찾아오는데, 나이많은 제가 홀에 나가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저는 주로 주방에 머뭅니다.(웃음)”

최 대표는 한식당 개점을 위해서는 입지조건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입지조건이 좋아도, 건물주가 아무에게나 렌트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철저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건물주를 설득해야 하지요.”

최 대표는 철저한 현지화를 강조한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도 철저하다. 인테리어에도 방패연, 젓가락, 한글 등 한국 관련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음식 이름도 ‘게살말이’ 등 한국식이다. 웨이터에게 한국어 메뉴 시험을 보게 해서 98점이 넘지 않으면 손님을 접대하지 못하게 한다.

“꿈이 있다면 제대로된 한식 요리책을 내는 것과, 미드타운에 문을 연 ‘반’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겁니다. 제 꿈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도전할 겁니다.”

안준용 기자 jyahn@koreadaily.com

[미주중앙 :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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