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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일렉트로피아 이충화 대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국내 최초의 토종 e-마켓플레이스'

전자 업종의 B2B(기업간 전자상거래)업체인 일렉트로피아(http://www.e-pia.com)의 이충화(46) 대표가 회사를 소개할 때 즐겨 쓰는 표현이다. 세계적인 B2B 업체들과 비교하면 규모도 작고 연륜도 짧지만,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싱가포르 업체들까지 벤치마킹 대상 1호로 꼽는다고 자랑한다.

일렉트로피아는 1998년 11월, 삼성SDS.LG-EDS.대우정보시스템.현대정보기술 등 당시 4대 그룹의 시스템 통합(SI)업체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지난해에는 11개 중견 전자업체를 주주로 끌어들여 11월에 B2B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오픈했다. 영업을 시작한 지는 이제 반년 남짓밖에 안됐지만, 최근 기업에 불어닥친 전자상거래 바람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다.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하는 다른 벤처 경영인들과 달리 이 대표는 지난해초 대표로 선임된 전문경영인이다. 80년 대우그룹에 입사해 자동차.조선 등에서 근무하다 이른바 '김우중 장학생' 으로 뽑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딴 뒤 귀국, 대우정보시스템에서 일해왔다.

- B2B 선발 업체라지만 아직 실적은 미미한데.

"국내에서 B2B가 시작된게 지난해 하반기다. 그러다보니 우리도 그렇고 다른 업체들도 영업실적이 많지 많다. 지난해에 매출 34억원에 7억원 적자였는데, 올해는 매출 1백50억원에 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게 목표다. 지금은 업체들이 거래패턴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꿔가는 단계다. 정부 조달도 전자상거래 쪽으로 가고 있고, 해외 거래선들도 B2B 거래를 요구한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B2B 규모가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

- 업체가 많아서 경쟁도 치열한데.

"B2B의 필요성은 다들 절감하지만 전자업체 중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은 삼성과 LG 정도밖에 없다. 나머지는 우리같은 e-마켓플레이스에 의존해야 한다. 매출 5천억원 정도의 중견 기업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여 니치마켓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외 e-마켓플레이스들과 제휴해 글로벌 마켓을 만들어 경쟁력을 키울 것이다. "

-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다양한 서비스다.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데서 벗어나 물건을 직접 사고 파는 일까지 한다. 이를 위해선 오프라인의 구매 전문가가 필요한데, 우리는 이런 전문가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도 지난 2월 시작했다. 운영자금이 모자라는 중소기업에 시중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신속하게 신용대출해 주는 모델을 만들어 시범 운용 중이다. 업체에 대한 평가 정보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협조를 얻어 회원업체들의 등급을 매기는 방식이다. "

- 회원사들이 실제로 얻는 효과는 얼마나 되나.

"한 디지털 카메라 회사의 경우 해외수출이 하나도 없었지만, 지난 2월 일본 시장에 소개한 뒤 10억원 어치를 수출했다. 기술은 있지만 영업력이 없는 것을 보완해준 것이다. 모 지문인식기 업체는 구매능력이 문제가 됐는데, 우리와 함께 일하면서 구매단가를 7~8%나 줄였고, 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게 돼 지난해 5억원에 그쳤던 매출을 올해 1백50억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B2B를 할 경우 최고 20%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거래의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세계에서 좋은 물건을 빠르게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게 목표다. "

- 오프라인에서의 기존 거래관행이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 기술적인 문제는 시간과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된다. 문제는 온라인으로 하는 '비대면 거래' 의 경우 상대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문제가 된다. 또 거래가 오픈되면 리베이트 등 기존 거래관행이 달라져서 오너나 구매담당자가 불편해 한다. 그러나 비용절감 등의 장점이 뚜렷한 만큼 최고경영자들이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

- 거래 수수료는 얼마나 받나.

"전자 분야는 1~2%다. 박리다매가 원칙이다. 주주인 전자업체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

- 왜 전자쪽을 택했나.

"산업의 규모와 국제경쟁력, 업체간 경쟁구도, 거래건수 등을 감안할 때 전자쪽이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했다. 금형.공구.나사 등도 전자와 관련이 있어서 조금씩 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끼리 묶어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

유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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