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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시사난타…' 소재 선택엔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정통 토론 프로그램과 가벼운 아침 토크쇼가 놓치는 틈새를 노린 KBS2 '시사난타 세상보기' (월.밤 11시10분). 사회.문화적 이슈를 소재로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말의 향연을 선보이겠다' 며 지난 4월 30일 시작한 이 프로는 70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시청률은 1회(실업문제) 2.9%, 2회(출산율) 4.1%, 3회(성전환) 6.2%, 4회(미스코리아) 5%로 전반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 '푸른안개' 와 40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지난 회는 9%로 껑충 뛰어 시청률 면에선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같은 상승세에는 술자리에서도 논쟁 거리가 될 만한 주제를 순발력있게 포착한 것이 주효했다. 4일 방송할 소재도 최근 논란이 됐던 한 미술교사의 누드 사진 공개다.

"왜 개인 앨범에나 넣어 놓아야 할 것을 인터넷에 공개하느냐" "음란물이 아닌 예술작품이며 인터넷도 하나의 표현매체다" "일반 회사원이라면 몰라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그럴 수는 없다" 는 등 다양한 의견을 놓고 찬성과 반대쪽 인사가 네 명씩 출연해 공방을 벌인다.

당사자인 김인규(40)교사도 참고인 자격으로 참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패널의 질문에 답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소재 선택의 순발력에 비해 토론의 결과는 그간 그다지 시원스럽지 못했다. 미스 코리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의 경우 '미를 뽐내는 것을 왜 죄악시하느냐' 와 '성 상품화에 반대한다' 가 맞서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보다는 '남자들은 미스터 코리아 같은 몸매가 아니어도 부담감을 덜 느끼는 반면 명예.직업.부에 집착한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직업적 성공보다 미에 집착하는데, 무엇이 여성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라는 식으로 접근했다면 더 생산적인 토론이 됐을 듯하다. 40대의 사랑을 다룰 때도 드라마 내용에 너무 치우친 인상을 주었다.

따라서 진행자인 탤런트 송승환씨가 토론에 좀더 적극적으로 가담해 논의의 폭을 넓히고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는 분위기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 두세 명이 동시에 말을 할 경우 TV에선 '웅성웅성' 거리는 것으로 들려 토론자의 발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프로를 담당하는 홍혜경PD는 " '토론 프로' 라는 명칭은 프로그램 성격을 다 표현하지 못한다" 며 "정확하지는 않지만 예를 들어 '토론 쇼' 처럼 이 프로그램을 규정하는 용어를 얻게 된다면 성공한 셈" 이라고 말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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