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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권대표 사활의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31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이 열리는 동안 김중권(金重權)대표의 표정엔 "비장감과 각오가 감돌았다" 고 참석의원들이 전했다.

워크숍 시작 때 金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당 대표로서 잠시나마 우리 당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한 데 대해 깊은 송구스런 마음을 전해드린다" 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대표가 비판받을 일이 있으면 비판해달라. 당을 끌고감에 있어 부족함이 있다면 고치겠다" 고 강조했다.

대표실 관계자는 "金대표의 이런 다짐은 1일 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나타날 것이며 그 모양새는 일종의 승부수가 될 것" 이라고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金대표가 내놓은 수습방안은 워크숍에서 결집된 의견을 바탕으로 자신의 재신임을 묻고 청와대 보좌진의 교체문제를 건의하는 특단의 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金대표 측근도 "金대표가 이미 자신을 내던질 각오를 한 상태" 라고 설명했다. 金대표는 지난달 하순 중국 방문때 신기남(辛基南).천정배(千正培).송영길(宋永吉)의원의 제2차 성명파동(25일)이 있은 뒤 이런 결심을 내렸다고 한다.

정풍 파문에 가담한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국정 난맥상의 총체적 책임을 거론하면서 '여권 수뇌부 전면 교체론' 을 주장한 데 대해 정면돌파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초 당4역이 함께 들어갔던 1일 청와대 주례보고의 형식은 金대표의 요청으로 배석자 없는 단독 보고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평소 당무보고 때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이 배석해왔던 관행을 깬 것이다.

당내에선 "金대통령의 결심 여부에 따라 金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달라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재신임을 받을 경우 차기 경쟁구도를 포함해 金대표의 여권 내 위상이 새롭게 정립될 것" 이라는 얘기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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