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별로 알아보는 척추질환 ② 사무직 직장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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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은영(28여·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씨는 몇달 전부터 어깨 결림과 잦은 두통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 초기에는 피곤한 탓인 듯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갈수록 통증이 심해져 요즘엔 출근조차 힘든 상태다.

잘못된 자세가 두통·어깨 결림 유발

김씨처럼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지내는 직장인들에게 어깨 결림과 두통은 흔한 증상이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 등이 이유로 꼽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자세에 있다. 고개를 빼고 모니터를 들여다보거나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 적는 등 이른바 ‘ET’자세가 문제다. 이 자세가 지속되면 초기에는 어깨가 결리다가 차츰 경추(목뼈)의 C자형 곡선이 흐트러져 일자목이 되기 쉽다.

자생한방병원 일산점의 하인혁 원장은 “정상적인 목뼈는 C자형 곡선으로, 이 곡선이 용수철 같은 역할을 해 4~7kg에 달하는 머리 무게를 분산시킨다”며 “이에 반해 목뼈가 일자형이 되면 움직일 때마다 발생하는 충격이 척추를 통해 뇌로 전달돼 뇌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C자형 곡선의 목뼈가 일자로 펴지는 ‘일자목 증후군’은 어깨 결림과 등통증·두통을 유발하며 방치하면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밀려나와 신경을 누르는 것으로 어깨·팔·손가락이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사고나 특별한 원인 없이 어깨 결림과 두통 같은 증상이 몇달간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통증완화 효과가 빠른 ‘침요법’

일자목과 목디스크 등 경추질환과 척추질환의 대표적인 치료법이 ‘추나요법’이다. 추나는 수기(手技)·약물·침요법으로 나뉘는데 이 중에서 침요법은 통증 완화 효과가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하 원장은 “특히 녹용·인삼·홍화 등 순수 한약재의 엑기스를 추출해 침을 놓는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요법은 침과 한약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의 잃어버린 미각을 되살린 봉침은 벌에서 추출한 봉독을 경혈에 주입하는 것으로 일반 침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통증과 염증을 완화한다. 단,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시술 전 알레르기 테스트는 필수다.

수기요법은 환자의 체형과 자세에 따른 맞춤 교정치료로, 비뚤어진 뼈와 관절 및 근육을 바로잡아준다. 약물요법은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과 부기를 가라 앉혀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늘어나고 얇아진 인대를 강화하고 척추와 디스크를 잡고있는 근육의 힘을 길러 디스크가 다시 밀려 나가는 것도 방지한다. 이와 함께 적절한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추나요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인 디스크의 경우 증상이 가벼우면 주 1~2회 치료 기준으로 3~4개월, 심각하면 5~6개월 걸린다. 추나요법과 함께 목과 어깨의 근력을 키워주는 등척성 운동을 하면 경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 등척성 운동은 근육의 길이는 유지하면서 목에 힘을 주는 운동으로, 손을 머리에 대고 10초 정도 목의 힘으로 머리를 앞으로 밀면 된다. 이때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게 포인트다. 10초 정도 힘을 준 뒤에는 5초가량 쉰다.

[사진설명]자생한방병원 일산점 하인혁 원장이 침치료를 하고 있다. 침요법은 통증 완화 속도가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도움말=자생한방병원 일산점 하인혁 원장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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