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집·세트물 잘 고르는 요령

중앙일보

입력


김나영(39·서울 강남구 일원동)씨는 최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의 책장에 책을 가득 채워줘야겠다고 결심했다. 입학사정관제도가 본격화되면서 전공이나 관심분야와 관련된 독서경험이 학생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수많은 전집과 세트물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가격은 왜 그리 비싼지, 게다가 어떻게 읽혀야 할지도 고민이다.

전집은 통째로만, 세트물은 낱권 구입 가능

윤미영(교원 ALL STORY 아동도서팀) 팀장은 “전집은 전문 출판사가 따로 있기 때문에 낱권으로 구입할 수 없고 방문판매나 인터넷, 홈쇼핑을 통해서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트물은 일반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전권을 모두 사도 되고 필요한 것만 골라 낱권으로 사도 된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학습만화 시리즈들이 세트물의 대표적인 예다.

전집에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담겨 있다.윤 팀장은 “전집은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검증되고 다듬어졌기 때문에 글이나 그림, 구성등이 체계적이고 믿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 부담이 크고 권수가 많아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세트물은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나 필요한 정보와 관련된 것만 낱권으로 구입할 수 있고 경제적 부담이 적다.

전집 매장이나 온라인 사이트 이용하면 저렴

피지영(삼성출판사) 팀장은 “전집의 경우 방문판매가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홈쇼핑, 온라인 전집 전문 사이트, 오프라인 전집 전문매장, 출판사 온라인 서점을 활용하면 방문판매 전집보다 50~70%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얼마전 TV 홈쇼핑을 통해 전집을 구매한 오숙희(36·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안방에서 편안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며 “쇼호스트와 전문가가 직접 전집의 특징·장점을 자세히 설명하는데다 덤으로 사은품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전집전문판매점은 최근 이들만을 대상으로 전집을 판매하는 출판사가 있을 정도로 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곳이다. 피 팀장은 “여원, 헤밍웨이, 프뢰벨 등이 전집전문판매점에서 주로 추천하는 브랜드”라고 귀띔했다. 전집전문 매장은 동네 상가나 대형마트 근처에 위치해 있어 쉽게 들를 수 있고 책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다. 상담을 통해 정보를 얻고 아이에게 필요한 분야의 전집을 장만할 수 있어 특히 초보 엄마들의 발걸음이 잦다. 매장 주인과의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도 엄마들에게는 매력 포인트다.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서점을 통해서도 전집을 싸게 살 수 있다. 삼성출판사가 운영하는 삼성북스의 경우 전집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판매한다. 기탄교육의 기탄상상몰은 전집은 물론 각종 체험·문화학습 상품까지 추가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황지영(34·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홈페이지 내 엄마들의 커뮤니티가 발달해 회원들끼리 육아 관련 정보들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입소문 난 중고 전집들을 싼 값에 교환할 수도 있어 좋다”고 말했다.

흥미를 가질만한 책인지 확인하라

소규모의 전문 총판이나 인터넷, 방문판매로 판매하는 전집은 샘플만 그럴듯하고 실제 내용이나 그림 수준은 조잡한 경우가 있다. 전권을 꼼꼼히 확인하고 여러 권을 비교해 살펴본 뒤 구입해야 한다. 전집은 비싸기 때문에 오랫동안 읽힐 욕심에 아이의 연령과 수준보다 높은 것을 선택하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자칫 자녀가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자녀의 수준과 관심을 고려해 쉽고 재미있게 여러 번 읽을 수 있는 전집을 골라야 학습효과가 크다. 전집은 최소 20권, 많게는 100권 정도가 한 세트다. 한우리독서논술연구소 오용순 선임연구원은 “초등학생은 30권을 넘지 않는 전집이 비용 면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고 아이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도 덜 준다”며 “책장에 전집을 전부 꽂아두지 말고 흥미를 가질만한 책 몇 권만 집안 곳곳에 배치해 두라”고 조언했다.

[사진설명]너무 비싸 한번에 여러 권 구입하기가 어려운 전집. 주변에 있는 도서관을 이용하면 다양한 전집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찾은 서경민(서울 방일초교 4)양.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