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서 밍크고래 잇따라 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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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동해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제 보호종 밍크고래가 최근 여수·완도 등 남해에서 잇따라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여수해경에 따르면 지난 23일 여수시 돌산읍 임포리 동남쪽 4마일 해상에 설치된 정치망에서 길이 4m가량의 밍크고래가 발견됐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완도군 금일읍 형제도 남쪽 해상에서 길이 4.2m의 밍크고래가,18일에는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동쪽 해상에 설치된 정치망에서 4.9m짜리 밍크고래가 발견되는 등 일주일 사이에 모두 3마리가 발견됐다.

이들 고래 가운데 두마리는 정치망에 걸려 빠져나가지 못해 죽은 것으로,나머지 한마리는 스크루 등에 걸려 부상을 입고 죽어 바다에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밍크고래 한마리 값이 여수수협 위판장 등에서 8백만∼1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어민들이 고의로 포획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밍크고래는 전문 포경장비를 갖추지 않고는 잡기 어려워 연안어민들의 고의포획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고래가 자주 나타나 불법 포경조직이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립수산진흥원 한 관계자는 “10여년 이상 계속된 포경금지조치로 서식밀도가 높아진 고래떼의 일부가 서해에서 동해로 이동중 그물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불법 포획 가능성이 커진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밍크고래는 그동안 동해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국립수산진흥원의 조사에 의해 어청도·격렬비열도 등 서해 중부해역에서도 20여마리의 무리가 발견돼 화제가 됐었다.

여수=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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