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 대선 2004] 뉴햄프셔 산간마을 첫 투개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 부시 대통령의 딸 바버라(왼쪽)와 제냐가 1일 아이오와주의 데스 모이네스에서 아버지의 연설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사진왼쪽). 같은날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샌디에이고 시민들에게 선거 책자를 나눠주고 있다. [데스 모이네스.샌디에이고 AP=연합]

▶ 케리 민주당 후보의 딸 바네사(왼쪽)와 알렉산드라가 1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유세 현장에서서 아버지의 연설을 듣고 있다(사진왼쪽). 같은 날 위스콘신주의 밀워키시에서 록 가수 본 조비가 케리 지지자들 앞에서 열창하고 있다. [디트로이트.밀워키 AP=연합]

2일 0시(이하 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2일 오후 2시) 뉴햄프셔주의 두 산골 마을 딕스빌 노치와 하츠 로케이션을 필두로 미국 대선의 투표가 시작됐다. 오전 6시에는 켄터키 등 동부 9개 주의 투표소가 일제히 문을 열었다. 사상 유례가 없는 접전을 반영하듯 전국 투표소마다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이 몰려 장사진을 쳤다.

이날 연방 상원 100석 가운데 34석, 연방 하원 435석 전체, 50개 주 가운데 11곳의 지사를 선출하는 선거도 동시에 실시됐다.

◆ 후보들 한 표 행사=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이른 아침(현지시간 오전 7시30분) 고향인 텍사스주 크로퍼드의 한 소방서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로라 여사, 두 딸 제나.바버라와 함께 투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민들은 올바른 결정을 할 것"이라며 "승리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2000년 선거에서 소송사태 끝에 선거 후 한 달이 지나서야 당선이 확정됐던 부시 대통령은 "선거가 오늘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는 "4년 더 임기를 맡게 되면 분열된 미국민을 통합시키고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투표 직후 승부를 가를 최대 격전지의 하나인 오하이오주로 날아가 막판까지 유세를 벌인 뒤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케리 후보는 선거 당일 오전까지 오하이오주에서 유세를 벌였다. 그는 "오늘은 선택의 날"이라며 "미국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하이오주 유세를 마친 후 케리는 투표를 하기 위해 고향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향했다.

◆ 부시 첫 투표소서 승리=뉴햄프셔주의 하츠 로케이션과 딕스빌 노치 등 2개 마을은 1일 자정 직후 투표를 시작해 몇 분 만에 개표에 들어갔다.

하츠 로케이션에서는 부시가 16표를 얻어 14표를 얻은 케리를 누르고 첫 승리를 안았다. 네이더는 1표를 얻었다. 딕스빌 노치 마을에서도 부시는 케리를 19대 7로 눌렀으나 네이더는 한 표도 얻지 못했다.

공화당 강세지역인 하츠와 딕스빌 노치는 가장 먼저 투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주민 대부분이 철도 노동자인 하츠 로케이션은 투표를 마친 뒤 바로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1948년 이래 자정부터 투표를 하고 곧바로 개표를 하는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2000년 대선에선 두 마을에서 부시가 38표를 얻어 민주당 앨 고어 후보를 20표 차로 눌렀다.

◆ 유례없는 열기=미국은 물론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시된 이날 선거에서 텍사스주 등의 유권자들은 비와 눈이 내리는 가운데 투표장 밖에서 우산을 쓰고 오랫동안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소 문이 열리기 전부터 유권자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50% 안팎이던 대선 투표율이 60%를 넘길 것"이라며 "이는 30여년 만에 최고의 투표율"이라고 전망했다. 1일까지 모두 32개 주에서 조기 투표가 진행돼 수백만명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0만명이 조기 투표한 플로리다주에선 중부 도시 템파의 경우 3시간 동안 줄을 서 기다리는 열기를 보였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