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62개 일반계고교 보충수업비 18개월에 330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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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구시내 일반계 고교의 18개월간 보충수업비가 330억원에 이르고 학생들이 구독하는 주간 학습지의 97%가 특정회사 학습지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대구시교육청이 제출한 행정사무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정만진 교육위원은 특히 특정 학습지 구입과 관련, 구독료 총액의 20%인 6억원이 채택료로 연말에 교사 등에게 지급된다고 주장했다.

행정사무감사자료 등에 따르면 2003년 3월부터 2004년 8월까지 18개월간 대구시내 62개 일반계 고교가 학생들한테서 거둔 보충수업비는 총 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평균 18억3000여만원, 학교당 5억3000만원이나 된다. 이 중 올 여름방학 1개월간 보충수업비만 60억원에 이른다.또 보충수업비의 9.3%인 30억7000만원을 수도.전기 요금, 인쇄비 등 이른바 '수용비' 명목으로 학교 측이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수용비 징수는 사립학교가 심한 편이었는데 한달 평균 964만원씩 책정해 18개월간 1억7300여만원을 가져간 사립학교도 있었다. 공립 고교가 월 평균 50만원을 수용비로 가져간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 교장.교감 등 보충수업을 맡지 않는 교직원들이 가져간 간접지도비가 이 기간 9억1800여만원이었다. 텔레비전(방송수업)을 교실에 틀어 준다는 이유로 거둔 돈도 올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1억4800만원이나 됐다. 나머지 보충수업비 대부분은 수업을 맡는 교사가 가져간다.

또 학습지 구독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주 1만2170부의 주간 학습지가 교내 판매로 구독되는데 이 중 97.1%인 1만1817부가 특정회사의 학습지였다. 이는 19개교가 32개 학년(공립 5개교, 사립 14개교)에 이 학습지를 반강제 구독시키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정 위원은 "이 학습지의 1인당 1년 구독료가 25만원으로 총 구독료가 연간 30억원에 이르며, 이의 20%인 6억원이 채택료(리베이트)로 교사.교장 등에게 연말에 주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정 위원은 "감사를 통해 학부모가 보충수업.학습지 비용을 많이 지출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보충수업,주간지 구독 강제, 채택료 수수 금지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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