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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금강산 관광사업 사실상 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현대상선이 1998년 11월 첫 배를 띄운 지 2년6개월 만에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손을 뗀다. 이에 따라 현대의 금강산사업은 사실상 철수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30일 "내부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더 추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며 "다만 정부의 대북사업 의지와 예약고객을 고려할 때 사업을 일시에 중단할 수 없어 절차를 밟아 철수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침을 이미 정부와 채권단 고위 관계자에게 통보했다" 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그간 현대아산이 사업주체인 금강산사업에서 관광객 모집과 관광선 운용을 담당해 왔으나 3천억원이 넘는 누적적자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윤규(金潤圭)현대아산 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현대상선은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빠지게 될 것" 이라고 확인하고 "현대아산이 현대상선 보유 선박을 임대하거나 비용을 지급하고 운항만 맡기는 방안을 고려 중"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자본금 4천5백억원을 전부 까먹은 현대아산은 자금력이 없는 데다 최대주주(지분 40%)인 현대상선이 사업철수를 택한 만큼 남북한 정부 차원의 특별한 지원이 없는 한 금강산사업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윤규 사장은 "남북한 당국의 협조를 얻어 금강산사업을 지속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金사장은 "지난달 24, 25일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측에 육로관광과 관광특구 지정 등 금강산관광 활성화 방안이 빨리 결정되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며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답을 달라고 했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에서 연락이 오는 대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다시 만나 사업 지속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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