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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근영 "어린 은서가 명성황후 됐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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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가을 친남매로 알고 자란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가을동화' 의 주인공 은서의 어린 시절 역을 맡았던 문근영(15.사진). 문양은 이 드라마에 3회까지만 나왔지만 "어린 은서가 없었다면 송혜교도 그렇게 뜨진 못했을 것" 이란 평을 들을 정도로 눈길을 끌었다.

그런 문근영이 이번에는 KBS2 '명성황후' 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12회까지 맡아 화제다.

" '가을 동화' 가 끝났는 데도 광주 사람들 모두가 절 알아봐요. "

알고 보니 집도, 다니는 학교(우산중)도 광주에 있었다. 부모님 모두 공무원이라 서울로 옮길 수 없다고 한다. 지난달 27일 '명성황후' 의 성공을 위해 고사를 올리던 KBS 스튜디오에서 청바지에 빨간 티를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영락없는 소녀였다.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는 세 편. 모두 방학 중 촬영했다. 그날 행사장에서 문양을 지켜보던 KBS 드라마국 윤흥식 주간은 "공부를 해야 한다며 명성황후 아역을 고사해 애를 먹었어요" 라고 거들었다.

"공부는 잘 못하지만 애들하고는 친해요. 애들이 저보고 전혀 연예인같지 않대요. "

그런데 웬걸 옆에 있던 한 할머니가 "아녀요, 전교 3등인디요. 이번에 성적이 떨어질까봐 걱정이어요" 라며 끼어들었다. 그러자 문근영이 "우리 외할머니예요. 매니저라니까요" 라며 배시시 웃었다.

명성황후에 대해 묻자 "조선시대 마지막 왕비죠. 그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요. 촬영하면서 배워야죠. 가난한 민자영이 간택받은 뒤 가례를 올리는 장면까지 찍었어요" 라고 대답했다. 문양은 홍상궁 역을 맡은 김보미씨에게 사극 어투를 배우고 있다. 유난히 눈동자가 새까만 문근영은 '가을동화' 1회의 대본을 연습할 때는 너무 슬퍼 화장지 한 통을 다 썼다고 한다. 그런데도 제일 기억에 남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은 "원빈 봤다!" 다.

2년 전 KBS 어린이 드라마 '누룽지 선생과 감자 일곱개' 로 데뷔한 문양은 오디션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터라 아역이 필요한 드라마마다 출연제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뷰 도중 문근영은 외할머니가 "피곤항께, 인자 가자" 고 말하자 훌쩍 자리를 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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