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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는 ‘턴어라운드’주를 좋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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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될 업종을 찾아라-. 4월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슈다.

증권사들은 일단 통신, 전기·가스, 운수·창고 업종을 꼽는다. 16일 메리츠증권이 여러 증권사의 기업별 영업이익 전망을 전부 조사해 평균치를 뽑아 업종별로 집계한 결과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예상실적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06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3235억원)의 네 배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무선인터넷이 효자 노릇을 하고, 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실적이 대폭 개선된다는 것이다.

또 전기·가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25.5%, 운수·창고 업종은 222.6% 증가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측했다. 전기·가스는 난방용 에너지 사용 증가가, 운수·창고 업종은 세계 교역량이 늘어나는 데 따른 해운·항공 업종의 회복이 영업이익을 늘리는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한 증권사라도 전망치를 발표한 380개사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주가에 반영된 전망치=이 같은 실적 전망은 이미 주가에 일부 반영됐다. 운수·창고 업종 지수는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9.7%, 전기·가스는 8.3%, 통신은 7.8% 각각 올랐다. 업종별 지수 상승률 최상위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1.9%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다.

메리츠증권 서용희 연구원은 “과거에도 실적 전망치들이 주가에 미리 반영됐다가 실적 발표 시즌에 다다라 뚜껑이 열리면 실적이 좋은 업종들은 추가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올 2분기에 영업이익이 많이 늘 것으로 추정되는 업종은 고무·플라스틱 같은 비금속 소재 분야(123.3%)와 의료정밀(82.2%) 업체들이었다. 운수·창고업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50.7%로, 1분기에 이어 강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외국인은 은행주=이날 IBK투자증권이 분석한 ‘외국인의 3월 순매수 동향’에 따르면 3월 들어 12일까지 외국인들의 순매수 1위 업종은 은행주(770만4000주)로 나타났다. 이어 운수장비(617만8000주), 운수·창고(429만9000주), 통신(369만1000주) 등의 순이었다. 이 기간 중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모두 1조8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특히 운수·창고와 통신은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최상위 업종이다. 은행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1분기 27.5%, 2분기 7.5%일 것으로 증권사들이 예측하고 있다. 운수·장비는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점점 오르고 있다는 게 외국인들의 매수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로 비교했을 때 국내 은행주는 세계 평균보다 53%, 자동차는 52% 저평가돼 있다”며 “외국인들이 은행과 자동차(운수장비)주를 많이 산 데는 ‘가격 매력’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론스타가 매각 의사를 밝힌 외환은행(637만8000주)이 순매수량 1위였다. 다음은 KT(218만1000주), 현대차(177만 주), STX팬오션(157만4000주), 락액락(138만7000주) 등의 순이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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