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급가속 사망사고 30% 미국 내 급가속 사망사고 3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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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30년 동안 미국에서 자동차 급가속으로 사망한 사고의 절반 이상이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 도요타 외의 차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만 뭇매를 맞을 일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간) 지난 30년간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차량 급가속 때문에 사망했다고 신고된 건수는 110건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51건이 도요타 차량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59건의 사고는 포드(20건)와 크라이슬러(12건) 등 다른 기업의 자동차에서 일어났다. 블룸버그는 NHTSA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NHTSA는 신고가 접수된 사고를 포함 141건을 조사했고, 이 중 112건을 운전자의 실수로 돌렸다.

블룸버그는 특히 1995년 링컨 차량의 급가속으로 어린이 한 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 변호사가 차량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NHTSA가 재검토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급가속 관련 사고를 조사하는 기간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0년대 221일이었던 것이 90년대는 196일로, 2000년대는 161일로 단축됐다. 이에 대해 조앤 클레이브룩 전 NHTSA 국장은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는 대부분 운전자의 실수 등 인재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NHTSA에는 책임 밖의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도요타 사태를 통해 급가속 문제가 여론의 주목을 받은 만큼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클레이브룩 전 국장은 “도요타 사례를 통해 다른 (기술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다”며 “NHTSA가 다른 차량에 대해서도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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