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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금리 소폭 하락 … 신규 대출자 부담 덜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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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새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달보다 소폭 하락했다. 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 금리도 일제히 내릴 전망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대출 금리도 내림세로 돌아서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15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3.62%, 잔액 기준 4.10%로 전달보다 각각 0.26%포인트와 0.01%포인트 떨어졌다. 올 초만 해도 예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최고 연5%대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놨던 은행들이 지난달부터는 다시 예금금리를 떨어뜨린 영향이다. 최근 갈 곳이 마땅찮은 시중자금은 비교적 안전한 은행예금으로 몰리는 추세다. 각 은행이 돈이 남는 상황이다 보니 예금 금리를 낮췄고, 은행의 지난달 자금조달 비용이 반영되는 코픽스도 자연히 하락했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 각 은행이 출시한 코픽스 연동 대출의 금리도 16일부터 조정된다. 각 은행은 당분간 코픽스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바꾸지 않을 예정이다. 코픽스 인하 폭이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된다면 대출금리는 최저 연 4.1%대까지 떨어지게 된다(신규취급액 기준). CD금리 연동 대출과의 금리 차도 더 벌어진다. 기존엔 코픽스 대출이 0.1~0.5%포인트 싼 정도였지만 이젠 최고 0.7%포인트까지 금리 차이가 난다. 현재 금리 수준 면에서는 코픽스 대출상품의 매력이 더 커진 것이다.

하지만 코픽스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기존 대출자라면 한 가지 고려할 부분이 있다. CD금리가 최근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올 들어 두 달 넘게 2.88%에서 머물렀던 CD금리는 이달 5일 떨어지기 시작해 12일 현재 2.83%다. 씨티은행과 산업은행이 낮은 금리로 CD를 발행하면서 CD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은행들이 예금 대비 대출 비율(예대율) 관리를 위해 CD 발행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CD금리는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당분간 어렵다는 관측도 CD금리의 하락세를 부추길 수 있다.

SK증권 양진모 애널리스트는 “3개월짜리 은행채 금리(2.58%) 정도까지 CD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본다”며 “기준금리가 계속 동결된다면 CD금리가 이보다도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CD금리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진다면 코픽스와 CD금리 연동 대출 중 어느 게 더 유리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은행의 주택대출 담당자들은 당분간 CD 연동 대출은 물론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도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시중금리 하락세가 시차를 두고 코픽스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농협 여신정책부 정창대 차장은 “현재 금리만 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상품이 가장 저렴해 많이 나가고 있지만 최근 금리가 떨어지는 CD금리나 금융채 연동 대출상품을 찾는 사람도 줄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은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걸 고려해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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