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 국정난맥 진단 같고 처방은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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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건강보험 재정 파동과 3.26 개각 후 처음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정치분야)에서 여야는 '개혁 혼선' 과 '국정 난맥상' 을 놓고 다양한 진단과 처방을 교환했다.

한나라당의 현 상황 진단은 "거꾸로 선 선무당식 개혁" (金榮春), "나라의 기강과 정부의 권위가 붕괴하기 시작" (李元昌), "총체적 국정파탄" (嚴虎聲) 등 비관 일색이었다.

한나라당은 실업.공교육.공적자금.건강보험의 정책표류 이유를 국정 리더십의 '독단과 독선' 에서 찾았다. 권오을 의원은 "YS.DJ가 실패한 공통점은 독선과 오만, 어설픈 포퓰리즘(대중영합)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춘 의원은 "미봉적이나마 외환위기를 수습하고 남북화해 물꼬를 튼 공이 3할이라면 관치경제 복귀, 지역감정 심화의 과오는 7할" 이라고 지적했다.

◇ "나라 망친 동교동 독재" 〓이원창 의원은 "망국의 측근정치" 라며 "역사는 '나라망친 동교동 독재시대' 라고 부를 것" 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도 진단에선 위기감을 드러냈다. "지금은 국가공동체의 위기다. 정부 불신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필사즉생의 각오를 가져라" (鄭長善), "경제는 어렵고 사회는 변화를 요구한다" (秋美愛)는 등의 우려가 나왔다.

여야의 해법은 그러나 사뭇 달랐다. 한나라당측은 "네탓이 아니라 내탓이라며 수습할 때" (권오을), "진시황의 패도정치가 아닌 맹자의 왕도정치를" (김영춘)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측은 '야당의 개혁 협력.동참론' 을 거듭 강조했다. "당리당략을 초월해 개혁을 마무리하자" (李訓平)고 했다. 안동선(安東善)의원은 "원래 개혁은 소리가 나는 법, 야당의 협력 없이는 개혁이 불가능하다" 며 "4월 국회에서 개혁입법을 적극 추진하자" 고 촉구했다.

이한동(李漢東)총리는 "정부도 현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2년여 남은 만큼 결연한 심정으로 국정에 임할 것" 이라고 답변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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