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페루 대선 내달 결선… 복병 가르시아 예상밖 2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8일(현지시간) 실시된 페루 대선의 초기 개표결과 '페루의 가능성' 당의 알레한드로 톨레도(55)후보가 36.3%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전체 투표수 1천5백만표 가운데 44.7%를 개표한 결과다.

2위는 26.2%를 얻은 전직 대통령 출신인 아메리카인민혁명동맹(APRA)의 알란 가르시아(51)후보며 3위는 23.6%를 기록한 국민연합(UN)의 로우데스 플로레스(41)후보다.

투표마감 후 실시한 여론조사기관의 출구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 톨레도와 가르시아가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페루 선거법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두명만을 놓고 다시 결선투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선투표는 5월 말께 실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1차 투표의 결과를 가르시아의 약진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가르시아는 투표 직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2위 플로레스에게 10% 이상 뒤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투표에서 2위에 오르는 급상승세를 타고 있어 결선 투표에서의 승패를 점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선거분석가들은 가르시아의 인기 상승은 외채 재협상과 부채탕감 등 빈곤으로 고통받는 유권자들의 구미에 맞는 공약을 내세운 차별화전략에 크게 힘입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포르노 사건 등 톨레도의 사생활 문제와 플로레스 아버지의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선거에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1985~90년 대통령 집권시 연간 3천%에 달하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으로 나라를 망친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듣던 가르시아의 약진은 페루정치의 현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가르시아는 부정부패와 공금횡령 혐의로 기소됐으나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해 8년간의 망명생활을 하다 지난 1월 공소시효가 만료되자 선거 9주 전에 귀국해 출마했다.

가르시아는 이에 대해 "내 과거잘못을 솔직히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바로잡았다" 면서 "페루인들은 내가 다시 집권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고 말했다.

톨레도는 상대가 가르시아가 되건 플로레스가 되건 원주민들의 한과 꿈을 채워줄 수 있는 후보는 자신밖에 없다며 2차 결선투표에서 압승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