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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강국’백제의 혼이 부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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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660년 음력 7월 9일 황산벌(지금의 충남 논산시 연산면 신양리). 백제의 계백 장군은 5000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신라군 5만 명과 맞섰다. 그는 세 차례 전투에서 잇따라 신라군을 물리쳤다. 그러나 화랑 관창을 앞세운 신라군에 마지막 전투에서 패했다.

1300년 전 황산벌 전투 장면이 같은 장소에서 재현된다. 9월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30일간 부여와 공주 일원에서 열리는 ‘2010 세계대백제전’을 통해서다.

지난해까지 부여와 공주에서는 50여 년간 이 문화제가 열려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백제문화제가 대백제전으로 확대된다. 행사 예산은 240억원으로 백제문화제 때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세계 20여 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로 치러진다. 600여 년간 해상 강국으로 군림했던 백제 문화를 재조명하고 침체된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2010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 최석원 위원장은 “대백제전은 1300여 년간 잠들어 있던 백제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국제적인 명품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10월 충남 부여군 부여읍 시가지에서 열린 백제기마군단 행진 장면. 말 185필과 병사 485명이 동원돼 백제군의 용맹을 실감나게 보여 줬다. 이번 대백제전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펼쳐진다. [대백제전 조직위원회 제공]

세계대백제전의 주요 무대는 공주시 금강변 고나마루와 공산성, 부여군 백제문화단지와 낙화암 주변이다. 목표 관람객은 외국인 20만 명을 포함해 260만 명이다. 93개의 프로그램 준비됐다. 역사문화 이벤트, 전통민속·문화예술 공연, 전시 기획 등 다양하다.

황산벌 전투에는 제작비만 4억원이 들었다. 기마병 50여 명을 포함해 1000여 명이 전투에 참여한다. 시나리오는 방송드라마 ‘순풍산부인과’ 등을 쓴 극작가 한순정씨가 맡았다. 탤런트 서인석(의자왕), 길용우(의자왕), 이원종(계백), 이원발(계백) 등이 배역을 맡는다. 대백제전 조직위원회 정송 사무처장은 “1000여 명의 병졸이 일시에 출연하는 대형 전투 장면이 압권”이라고 말했다.

공주 고나마루와 부여 낙화암 금강에서의 수상(水上) 공연도 볼거리다. 금강 위에 설치된 대형(가로 90m, 세로 30m) 무대에서 공연이 열린다. 공연에는 총 360명이 출연한다. 공주 무대에서는 백제 25대 임금인 무령왕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부여 공연은 당나라와 신라에 멸망한 백제가 문화를 기반으로 부활한다는 내용이다.

말 123필과 병사 100명이 출연, 부여읍 규암면 왕흥사지 앞에서 백제문화단지까지 1㎞를 행진하는 ‘기마군단 행렬 퍼레이드’, 백제 왕족 부자(父子)의 생이별을 소재로 한 일본의 대표적인 백제축제도 선보일 예정이다.

대백제전 개최에 맞춰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백제문화단지도 문을 연다. 한국형 역사 테마파크인 백제문화단지는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329만4000㎡의 터에 1997년 12월 착공했다. 사업비는 6904억원이다. 충남도 이성호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 사업은 ‘제2의 경주’를 목표로 백제의 고도인 부여를 재현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역사재현촌(148만4000㎡) ▶연구교육촌(16만㎡) ▶롯데리조트(민자시설·165만㎡) 등으로 구성됐다.

역사재현촌에는 왕궁과 능사(陵寺)가 자리 잡고 있다. 능사는 왕궁을 지키는 사찰이다. ▶백제시대 민속촌 ▶장제묘지촌(葬祭墓地村) ▶백제역사문화관 등도 있다. 연구교육촌에는 한국전통문화학교(2000년 3월 개교)가 입주해 있다.

롯데리조트는 롯데그룹이 3000억원을 들여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콘도미니엄(객실 322개) ▶스파빌리지(온천시설) ▶아웃렛 매장 ▶놀이공원 ▶생태공원 ▶골프장(18홀) 등이 자리 잡는다. 골프장은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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