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의원과 원로의원 사이의 40대 정치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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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장면1>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대송식당. 한나라당 40대 의원 15명이 모여 '새정치' 에 앞장서기로 다짐했다. 박근혜(朴槿惠.49)부총재도 함께 했다.

▶이병석(49)〓우리가 건강한 정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박혁규(47)〓30대에 비해선 참신성이, 50대와 60대보다는 경륜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틀렸다. 우리 475세대(40대로 1970년대 대학에 들어간 50년대 출생자)의원들이 열심히 하자.

▶정인봉(48)〓대화하고 어려울 때 함께 고민하자.

▶朴부총재〓정기적으로 만나자.

이들은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 양희은의 '아침이슬' , 홍민의 '석별' 등 70년대를 풍미했던 노래를 함께 불렀다.

<장면2>

한나라당 386세대 의원이 중심인 미래연대는 최근 김용학(金龍學.45)의원을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金의원이 40대 특유의 소외감을 느껴 가입한 것으로 안다" 고 미래연대 관계자는 말했다.

두 장면 모두 40대 정치인의 고민을 드러낸다. 이들은 스스로를 '낀 세대' '샌드위치 세대' 라고 부른다. 2백명(73.2%)이나 되면서 경륜을 내세우는 50, 60대에게 밀리고, 숫자는 불과 10명(3.6%)에 불과하나 '바꿔' 바람을 타고 화려하게 등장한 386세대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40대 의원의 수는 58명(21.2%).

40대 의원들이 그 세대만의 이미지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사정은 민주당 쪽도 비슷하다. 정동영(鄭東泳.48)최고위원.이해찬(李海瓚.49)정책위의장.김영환(金榮煥.46)과학기술부장관.박병석(朴炳錫.49)전 대변인들이 '40대 리더그룹' 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386세대와 비교할 때 단합력에서 처진다.

대부분 40대 의원들은 "40대 유권자에게서 '우리의 삶에 있는 열정과 애환이 정치 현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는 얘기를 듣는다" 고 한다. 정동영 위원은 "70년대 민주화의 정열과 고뇌, IMF 시절 다른 세대보다 직장을 먼저 떠나야 했던 고통과 희생이 깔린 40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 고 다짐하고 있다.

이날 모임을 계기로 한나라당 40대 의원들은 "50, 60대와 30대를 잇는 '안정적인 변화' 의 중심축 역할을 하겠다" 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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