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안 내면서 생명보험은 꼬박꼬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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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건강보험료 체납자의 절반 이상이 생명보험 등 민간보험에 가입해 돈을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건강보험 체납자 관리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7월 건보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한 3278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5.3%인 1813세대가 민간보험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4년 설문조사 당시보다 20%포인트가량 늘어난 수치다. 민간보험에서 자동차 보험은 제외다.

건보료 체납 세대는 평균 2.5건의 민간보험에 가입했고 보험료로 월 평균 19만원을 지출했다. 보험 종류별로는 생명보험이 22.6%(916세대)로 가장 많았고, 상해보험이 16.6%(617세대)로 뒤를 이었다. 또 설문대상 중 13.6%인 445세대는 ‘국민연금은 납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건보료는 내지 않으면서도 유사시 개인적으로 목돈을 받을 수 있는 생명보험이나 국민연금에는 대부분 제때 돈을 내는 ‘도덕적 해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건보료를 체납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문제’가 78.5%로 가장 높았다. ‘가족문제’(6.0%), ‘체납사실을 몰랐음’(4.6%) 등의 사유도 있었다. 세대별 평균 체납 기간은 27개월이었고 금액은 158만원이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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