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004] 케리 오차범위 내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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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26일 새로운 선거쟁점으로 떠오른 '이라크 폭발물 대량 증발'사태와 국가안보.감세정책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접전지서 케리 우세=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등 초접전 3개 지역에서 케리가 약간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케리는 일부 조사에서 2~3%포인트의 근소한 차로 추월해 두 후보 간 균형이 깨지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AP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유타를 비롯, 20개 주에서 우세를 보여 168석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케리 후보는 캘리포니아 등 13개 주에서의 선전으로 188석을 얻고 있다. 두 후보는 17개 주 182석을 놓고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하와이는 초접전 지역으로 떠올랐다. 부시는 지난 7월만 해도 케리에 7%포인트나 뒤처졌었다. 최근 호놀룰루 애드버타이저 조사에서 부시는 43.3%대 42.6%로 케리를 앞섰다.

◆소송사태 대비=법정에서 대통령을 가린 2000년 사태가 재연될 것에 대비해 양측 변호인들은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벌써 민주당이 9건의 선거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워싱턴타임스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피고는 '미국적인 방식을 위한 국민(PAW)'' 미국 연방(AFS)''시.군 공무원''노동총연맹-산별회의(AFL-CIO)'등이다. 게다가 글렌다 후드 플로리다주 국무장관도 포함돼 있다.

현재 플로리다 주지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 지역의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시하며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라크 폭발물'공방=부시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와 아이오와주 등을 돌며 부동표를 공략했다. 그는 전날 케리 후보의 비난에 대해 역공세를 취했다. 케리는 이라크에서의 고성능 폭발물 도난 사건은 부시 행정부의 무능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비난했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케리는 '허약함과 무위'의 입장을 갖고 있으며, 나를 반대하는 것뿐 아니라 위대한 민주당의 전통에도 반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케리는 위스콘신.네바다.뉴멕시코 유세를 통해 부시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폭발물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큰 혼란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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