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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공중충돌' 긴장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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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홍콩=김진.진세근 특파원] 남중국해 상공에서 지난 1일 오전에 발생한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 사건으로 미.중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미국측은 이번 사건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며 중국 하이난(海南)성에 불시착한 EP-3 정찰기와 승무원 24명을 즉각 송환하라고 촉구한 반면 중국은 잘못한 쪽은 미국이라고 반박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일 "미 승무원들이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된 채 중국 당국에 의해 억류돼 있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며 "중국은 즉각 미국 관리들이 승무원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앞서 데니스 블레어 미 태평양 사령관도 "충돌사고는 하이난성 연안에서 70마일(1백12㎞) 떨어진 공해 상공에서 발생했으며 중국의 F-8 전투기 두 대가 지나치게 근접 비행을 하는 과정에서 EP-3기의 좌측을 들이받아 사고가 일어났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방짜오(朱邦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성명에서 "중국 영공을 침범한 미국 정찰기가 국제 규정을 어기고 정상적 초계 비행 중인 중국 전투기 쪽으로 갑자기 방향을 선회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모든 책임은 미국이 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미국은 2일 EP-3 정찰기가 비상 착륙한 하이난성 부근 해역에 구축함 3대를 급파했으며 이 구축함들이 무기한 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미 행정부의 당국자가 밝혔다.

한편 중국 전투기는 미 정찰기와 충돌하기 직전 위협사격을 가했고 이같은 사실을 대만 국방부가 감청을 통해 확인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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