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경제행보 딴판 … 출구전략 엇박자 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중국과 미국 경제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에선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금리 조정이 필요해진 반면, 미국의 경우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책을 멈추기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출구전략의 시기를 놓고 G2(미국·중국)가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월의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1.5%)보다 1.2%포인트 높아진 2.7%(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2월의 물가 오름세는 6.2% 뛴 식료품 가격 상승이 주도했다고 통계국은 분석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2.2∼2.5%를 웃도는 것으로 중국 정부의 올해 물가 억제 목표치(3%)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날 무렵이던 2008년 10월(4%) 이후 16개월 만에 물가상승률이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금리 인상 압력이 그만큼 커졌다.

1년 새 3%가 뛴 주거비용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전날 통계국이 발표한 70대 중대형 도시의 2월 집값 상승률은 2008년 3월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치(10.7%)를 기록했다. 1월의 상승률(9.5%)을 넘어선 것이어서 집값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도 5.4% 상승해 1월의 상승폭(4.3%)을 넘어섰다. 산업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늘어났다. 도시고정자산투자(26.6%)와 소매판매(17.9%)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경기 회복을 넘어 과열 기미로 볼 수도 있는 수치다.

 이런 지표를 근거로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을 포함한 출구전략 발동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사정은 딴판이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정부의 재정적자가 2209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 증가한 것이다.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미국 연방정부는 17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0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의 누적 재정적자는 6516억 달러로 한 해 전에 비해 10.5% 늘었다. 올해 전체로는 1조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최장기 경기 침체 탈출을 위해서는 당분간 경기 부양책을 쓸 수밖에 없다. 10%에 가까운 높은 실업률도 재정 긴축의 발목을 잡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근접했다”며 “미국의 취약한 경제 지표와 유럽 위기로 인해 미국은 잘해야 ‘U’자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김경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