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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한국전 당시 야전병원 복원했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미국 뉴저지주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전쟁 당시 부상한 군인들을 치료했던 미군 이동외과병원(MASH)의 환자수송 헬기와 트럭.수술천막.야전 사무실.구급차 등 19점을 갖춘 '리틀 매시' 박물관을 최근 열었다.

티테버로 공항 인근 항공기박물관 옆에 개관한 이 박물관은 도널드 쿠엔.파우스트 파우스티니.게리 말레트.서게이 리오니욱.조셉 포기 등 1950~51년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미 공군 출신 예비역 병장인 쿠엔은 "한국전 때 활약한 환자수송 헬기가 티테버로 공항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것을 보고 동료들과 의논 끝에 박물관을 만들기로 했다" 고 밝혔다.

그는 뉴저지 한국전 참전용사회 회원 28명과 함께 전쟁 당시의 부대 이름을 딴 '매시 4099부대' 를 결성해 박물관을 조성했다.

이들은 전국의 부대에 연락해 매시에 투입됐던 수술용 천막.구급차.수송트럭 등을 기증받았고 뉴저지 항공박물관이 제공한 공터에 매시를 복원했다.

헬기와 구급차 등은 한국전 때 실제로 썼던 것이며 수술용 천막은 천의 재질이 다르긴 하나 크기와 모습이 같은 것이다.

미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원봉사자와 독지가들의 작은 정성을 모아 만든 이 박물관은 70년대 미국의 인기 코믹 드라마 '매시' 의 촬영 세트장이라 해도 속을 만큼 당시의 분위기가 짙게 배어 있다.

쿠엔은 "항공박물관을 찾는 미국인들의 대부분이 매시박물관을 둘러볼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고 자랑했다.

참전용사 28명은 집에서 싸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면서 순번제로 박물관을 관리하고 있다.

쿠엔은 "미국에 사는 한국교포 2세들이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와 현실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산 교육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티테버로〓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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