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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군 읍·면들 "쓰레기 소각장을 우리 마을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우리 마을에 쓰레기 소각장을 지어줘요. "

너도나도 혐오시설을 기피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양주군 여러 읍.면들이 서로 자기 마을에 소각장 건설을 희망하고 나서 군이 '행복한 고민' 에 빠졌다. 건설 대가로 주어지는 거액의 마을 발전 자금이 주민들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이다.

양주군은 2003년 초 쓰레기 소각장(하루 2백t 처리 규모) 착공에 앞서 27일 부터 오는 5월 4일까지 '부지 공개모집' 에 나섰다. 2004년 말 가동하는 이 시설은 양주 뿐 아니라 동두천.포천.연천 등 4개 시.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광역 소각장이다.

이에 앞서 양주군이 소각장 부지를 물색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양주.회천읍, 은현.광적.백석면 등 5개 읍.면의 일부 주민들이 소각장 유치 의사를 밝혀 왔다. 이에 따라 군은 부지선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공모에 나선 것이다.

소각장 유치 열기가 이처럼 뜨거운 것은 무엇보다 지역 발전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부지로 선정되면 6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지역에 투입돼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스포츠센터와 마을회관 등의 복지시설도 들어선다.

또 소각장 운영기간 동안 반입 수수료의 10% 이내에서 마을발전기금을 받아낼 수 있다. 게다가 일거리가 부족한 농촌에 고용 창출 효과도 생긴다.

주민 이종호(李鍾浩.44.광적면 석우리)씨는 "소각장을 유치해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여긴다" 고 말했다.

한편 양주군은 공모에 응한 지역에 대해 현지답사와 타당성 조사를 거쳐 8월 말까지 후보지를 최종 선정하기로 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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