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전회장 유언장 무슨 내용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유언장이 관심을 끄는 것은 鄭전명예회장의 마지막 재산인 현대건설 지분(15.77%)의 향배에 따라 현재 자동차.건설.중공업을 중심으로 분리된 계열사 구도에 변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측은 장례가 끝난 뒤 유언장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대 관계자들은 지난해 형제간 다툼으로 번진 현대 사태를 겪은 鄭전명예회장의 유언장에 이미 계열이 분리됐거나 분리가 예정된 기업 구도에 변화를 주는 내용은 담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자동차 정순원 부사장이 22일 서울 청운동 빈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뜻을 받들어 鄭전명예회장의 현대건설 지분은 현대건설로 넘기는 것으로 몽구.몽준씨 등 가족들간에 긍정적 합의를 보았다" 고 밝힌 데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상속에 관한 한 유언장이 가장 효력이 있는 만큼 가족들 모두 유언장 내용에 따르기로 뜻을 모은 결과로 보인다.

현대건설도 이날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鄭전명예회장이 자신 보유의 현대건설 지분 15.77%인 보통주 5천62만주(시가 7백39억원 상당) 전량을 현대건설에 무상 증여했다" 고 밝혔다. 이에 따른 증여세는 현대건설이 물게 된다.

鄭전명예회장의 유언장은 1992년 대통령선거 전에 만들어졌다. 운명할 때는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자동차(몽구).건설(몽헌).중공업(몽준)을 중심으로 그룹이 이미 계열 분리된 상태라 유언장에 큰 파문을 일으킬 내용은 없을 것" 이라며 "지난해 현대사태 이후 가족간 화합을 중시했던 만큼 이를 당부하는 내용이 담겨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