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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그린 … 속 타는 지방 대중 골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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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방에 위치한 국내 대중(퍼블릭) 골프장들이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이 2008년 10월 시행된 뒤 회원제 골프장으로 내장객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특법은 서울 및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회원제 골프장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제도로, 이 법이 시행되면서 이들 회원제 골프장은 내린 세금만큼 그린피를 대폭 인하했다. 이에 따라 대중 골프장과의 그린피 차이가 좁혀지면서 내장객이 회원제 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조특법이 시행되기 전 지방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 골프장의 그린피는 평일 기준 평균 각각 14만4000원, 9만6000원으로 4만8000원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주말에는 평균 각각 18만4000원, 13만9000원으로 4만5000원 정도 차이가 났다. 이때만 해도 그린피가 저렴한 대중 골프장이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조특법이 시행된 이후 지방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 골프장의 그린피 차이가 확 줄어들었다. 평일 그린피 차이는 2만3000원 정도, 주말에는 2만1000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이처럼 그린피 차이가 줄어들면서 골퍼들이 회원제 골프장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한국대중골프장협회(회장 강배권)가 조사한 ‘2009년 전국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내장객은 2008년 대비 7.8%(58만1102명)가 증가한 반면 대중 골프장은 9.5%(74만9086명) 감소했다. 지방 대중 골프장의 2009년 홀당 내장객 감소 추이를 살펴보면 더 심각하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2008년 같은 기간 대비 30.8%의 감소를 나타냈고, 전북 17.1%, 충북 15.8%, 경기 14%, 강원 6.9%의 감소세를 보였다.

군산골프장(81홀)의 류연진 부사장은 “2008년을 기준으로 할 때 작년 한 해 동안 4만1000여 명(대중골프장 63홀 기준)의 손님이 줄었다”며 “영업손실액은 전년 대비 약 17%가 감소한 57억원에 달한다”고 하소연했다.

한국대중골프장협회는 1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총회를 열고 회원제 골프장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조특법의 연장 및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의 확대 실시’를 강력히 반대할 방침이다. 협회 이준형 사무국장은 “정부가 오는 10월 만료되는 조특법을 폐지하든가, 아니면 대중 골프장이 생존할 수 있도록 각종 세금 완화 등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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