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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비핵심자산 처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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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외국인 주주들의 경영 간섭 요구가 드세지면서 기업들이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일부 외국인 주주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회사 자산의 매각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당 회사는 이에 응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26일 "보유 중인 삼성테스코(홈플러스) 지분 10% 등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상장 주식과 유휴 부동산을 순차적으로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카자흐스탄의 합작투자회사인 카작무스의 지분 24.8%를 손실을 보면서 매각했고, 이달 중으로 토지 1726평을 1038억원에 삼성전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 김신 상무는 "비핵심 저수익 자산을 매각하라는 외국인 주주들의 요구가 꾸준히 들어왔다"며 "이를 부분적으로 수용해 비상장 주식은 상장 일정을 감안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그룹의 핵심적인 비상장사 지분은 매각하지 않을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상장사인 삼성전자(4%) 외에도 삼성SDS(17.96%).삼성카드(3.12%).삼성네트웍스(19.47%) 등 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외국인들의 요구를 무마하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한다. 유사시 경영권 방어에 사용할 현금을 확보해두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외국계 주주들은 비상장 계열사 주식은 물론 삼성전자 주식도 매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M&A 위협으로까지 받아들여지는 이런 요구에 적절히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이상구 연구위원은 "삼성SDS가 내년에 상장 여건이 조성될 경우 우선 매각 대상이 될 것"이라며 "그룹 경영권과 큰 관계가 없는 삼성카드.삼성네트웍스의 지분도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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