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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보카네그라' 베르디 오페라 오랫만에 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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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베르디 서거 1백주기를 맞아 국내에서도 풍성한 기념무대가 펼쳐진다.

우선 오페라 페스티벌 '비바 베르디' 가 4월 13일부터 5월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국립오페라단(단장 박수길)이 '라 트라비아타' '시몬 보카네그라' , 글로리아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이 '리골레토' 를 상연한다.

서울시향의 '레퀴엠' 과 갈라콘서트(6월 11, 13일 세종문화회관), 프라임필하모닉의 '베르디의 밤' (6월 26일 예술의전당)까지 보태면, 올 상반기 시즌은 베르디의 성찬(盛饌)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비바 베르디' 는 베르디의 오페라 중 가장 인기있는 작품 2편에 국내 초연작을 곁들여 대중성과 예술성의 조화를 꾀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시몬 보카네그라' 의 국내 초연무대(4월 25~29일). 프롤로그와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대규모 출연진과 방대한 무대장치에다 복잡하게 얽힌 줄거리, 기억에 남을 만한 유명 아리아가 없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물론 외국서도 자주 상연되지 않는 작품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도 1932년 시즌에 처음 무대에 올렸다.

'리골레토' 처럼 바리톤이 주인공을 맡고 베이스 등 남성 저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시종 무겁고 음울한 분위기가 흐른다. 교황당과 황제당이 대립하던 14세기 제노바를 배경으로 정치적 음모에 희생되는 인간상을 그린 이 오페라는 1857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된 후 20여년만에 대폭 수정돼 1881년 밀라노 스칼라 극장 무대에 올랐다.

바리톤 전기홍.우주호.김승철, 소프라노 김향란.이지연, 베이스 김요한.변승욱.표트르 글루보키, 테너 이현.카를로 벤트레 바리톤 이광희.이영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출연하고 코리안심포니가 반주를 맡는다.

지휘자(조르지오 모란디)와 연출자(율리세 산티치)는 물론 조명.장치.의상.소품.무대장치까지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왔다. 국내 초연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무대 제작에 국내 기술진의 참여를 배제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라 트라비아타' (4월 13~18일.연출 박수길)에선 소프라노 신지화.루치아나 세라, 테너 류재광.이원준.이영화, 바리톤 김성길.백광훈.유리 베데네예프, 메조소프라노 김자희.전효신이 김덕기 지휘의 부천시향과 호흡을 맞춘다.

또 '리골레토' (연출 장수동)에선 바리톤 최현수.최종우, 소프라노 박미혜.최인애.장미순, 테너 발터 보린.강무림, 베이스 김인수.임철민, 다니엘 에그망 지휘의 뉴서울필하모닉이 출연한다. 연출자와 무대감독이 지난해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공연개막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4시. 2만~10만원. 국립오페라단 02-586-5282, 글로리아 오페라단 543-2531.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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