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차를 ‘BMW’로 바꾸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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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

김 만씨는 왠지 짜증나는 목소리로 체중에 이토록 신경쓰는데도 날이 갈수록 배둘레가 조금씩 굵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하였다. 정상체중범위인 그는 유독 허리둘레만 35인치로 복부 비만이었다. 술도 잘 절제하고 음식도 절식이 잘 훈련된 김 가만씨를 분석해 보았더니 그의 복부 비만의 원인은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에 있었다. 김씨의 경우 출근 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자창으로 내려가서 자가용을 운전하여 회사 지하 주차장까지 도착한 후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에 있는 사무실까지 이동한다. 점심식사도 18층에 있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며 중요한 업무처리도 대부분 전화나 메신저로 하고 있었다. 하루 움직이는 거리를 만보계로 분석해 보니 2000보가 채 되지 않았다.

이처럼 현대인의 삶은 걷지 않는 쪽으로 디자인 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걷는 일이 매우 불편하고 비합리적인 일이라고 여긴다. 심지어 걷는 일을 죄악시 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반드시 걸어야 한다. 우리 몸은 하루 1만보 이상 걸을 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하루 최소 1만보’는 걷자는 만보 건강학은 내 몸 경영인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의무와도 같은 필요 조건이다. 조사에 따르면 대개 주부는 하루에 평균 2000보, 사무직은 3000보 이하를 걷는 것으로 나타난다. 당연히 건강을 해치기 십상인 걸음수이다. 특별한 직업인이 아닌 이상, 하루 만보를 걷기란 퍽 힘들다.

만보 건강학을 실행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단 만보계를 구입하기 바란다. 우선 자신이 하루에 몇 걸음이나 걷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자신의 걸음수가 현저히 적음을 알게 되면 무척 놀랄 것이다. 한 번의 체험으로도 자신의 체력이 고갈되는 주된 원인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만보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만보 걷기가 습관화되면 만보계 사용을 관두는 것도 괜찮다. 스스로 통제할 수만 있다면 굳이 만보계에 의지하지 않아도 무관하다. 아무튼 간단한 문명의 이기인 만보계야말로 가격대비 효용성이 가장 높은 건강기구라고 할 수 있다.

하루 만보만 걸으면 심장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만보를 걸으면 하루 300-400kcal 정도의 열량이 소모된다. 따라서 한 달 정도 꾸준히 걸으면 체중 1kg도 거뜬히 뺄 수 있다. 또 많이 걸으면 골다공증 예방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폐경 이후 여성의 전유물이었던 골다공증이 최근에는 40대, 그리고 남성들에서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이는 우선 햇빛을 잘 보지 못해 비타민D 합성이 잘 안 되고, 식단의 불균형으로 칼슘 섭취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성인이 뼈건강을 위협하는 술이나 담배의 섭취도 더 많아졌고 뼈에 자극을 주는 활동량이 급격히 준 것이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많이 걸으면 걸을수록 뼈는 튼튼해진다. 뼈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뼈의 길이 방향으로 주어지는 임팩트가 중요하다. 따라서 걷기나 달리기, 점프 운동 모두 뼈 건강에 유익하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각 연령대별로 발뒤꿈치 들기부터 24인치 높이 박스에서 뛰어내리기 방법까지 차례로 실험한 결과, 관절에 상하 압력을 가하는 운동 모두 운동기간은 물론 휴지기에도 골밀도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또 걸으면 발바닥이 척수와 우리 뇌를 자극해 뇌건강이 좋아지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각종 활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만보 건강학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하루 만보를 걷자면 반드시 생활 속에서 걷기를 실천해야 한다. 걷기 분야는 반드시 생활 속의 운동, 생활의 운동화가 필요한 곳이다.

생활의 운동화를 위해서 내가 추천하는 최고의 자가용이 바로 최신형 ‘BMW’자동차이다. 바로 Bus(버스), Metro(지하철), Walk(걷기)를 365일 실천하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걸을 때 우리 뇌는 더 창의적으로 자극된다. 창조적 발상법의 중요 방법 가운데 천천히 산보하기가 있다. 컴퓨터 앞에 머리를 싸매고 앉아 있기보다는 틈틈이 옥상이나 가까운 거리를 찾아 가볍게 걷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더 나은 방법이다. 우리 모두 마음의 여유, 생각의 깊이, 건강한 신체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게 차를 ‘BMW’로 바꾸자.

김씨는 내 권고를 받아들여 집에 자가용을 두고 오는 날을 늘렸다. 5층 집에서 지하주차장까지 걸어내려가고, 회사에서도 7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고 나머지는 내려서 올라갔다. 18층에 있는 구내식당까지 6층을 걸어올라갔다. 처음에는 김씨를 의아하게 생각했던 절친 이씨도 곧 계단 오르기 행렬에 동참하였다.

한 달후 김씨의 허리사이즈는 1인치 줄어들어 있었다. 지금도 감소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만보 건강학을 위한 생활교정

-차를 BMW로 바꾸라.
-10%의 여유를 갖는, 10분 일찍 약속장소로 출발하는 습관을 가져라. 여유롭고 부지런해야 BMW를 이용할 수 있다.
-업무시간 중에도 틈틈이 걷는 시간을 두라. 사무실 밖으로 나가 씩씩하게 걸으라.
-업무시간 중에도 일어서 자주 서성거리는 버릇을 들여라.
-생활공간이나 사무공간에서 이동 통로를 만들라. 가장 훌륭한 이동 통로는 계단이다. 5층 이하라면 무조건 도보로 이동하고, 6층 이상의 계단도 절반은 엘리베이터, 절반은 도보를 이용하기 바란다.
-집안에서도 자주 서성거리는 버릇을 들여라. 각종 리모컨을 치워라. 가구를 다시 배치해 움직일 수 있도록 집안의 동선을 확보하라. 집에서도 자주 서서 움직이라.
-러닝머신이나 고정자전거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디자인보다는 걷기에 좋은 신발을 구입하라.

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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