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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오스카 패션] 단순한 드레스 라인 … 상체 조여 가슴 강조 … 넘치는 금빛 물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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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 오스카상 시상식에 참가한 여배우들의 옷차림은 한 마디로 ‘안전지향형’으로 풀이된다. 과거 여신드레스류의 튀는 디자인이나 색상보다는 몸에 달라붙는 심플한 라인에 색상은 메탈 실버나 샴페인 골드 같은 다소 심심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이 주류를 이뤘다. 서정기 디자이너, 고석희 삼성디자인학교(SADI) 교수와 함께 여배우들의 드레스를 분석했다.

시상식의 레드카펫은 패션 경연장이나 다름없다. 왼쪽부터 샤넬의 튜브 드레스를 입은 사라 제시카 파커, 아르마니의 뷔스티에 스타일의 드레스를 고른 아만다 사이프리드, 화려한 구슬 장식 드레스로 눈길을 끈 캐머런 디아즈. [LA 로이터·AP=연합뉴스]

◆단순한 라인으로 승부=여우 주연상을 탄 샌드라 불럭은 드레스에서도 주연이었다. 미국 뉴욕 브랜드인 마르케사의 드레스를 입은 그는 아예 오스카 트로피를 닮아 눈길을 끌었다. 은은한 샴페인 골드 컬러의 벨벳 소재는 단순하면서도 클래식했다. 사라 제시카 파커 역시 최고의 패셔니스타였다. 서정기 디자이너는 “샤넬의 튜닉 드레스는 자칫 옷감이 몸을 휘감은 듯하게 보일 수 있는 위험한 디자인”이라면서 “가슴 라인을 따라 화려한 장식을 박아 오히려 차별화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여성 최초로 감독상을 탄 캐스린 비글로 또한 상체에만 포인트를 두는 일자 라인의 은회색 드레스를 입었다.

◆뷔스티에로 상체 강조=상체를 꼭 조여주는 속옷의 하나인 뷔스티에 스타일의 드레스가 등장했다. 고석희 SADI 교수는 “뷔스티에 스타일은 가슴을 부각하면서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뷔스티에 드레스(아르마니 프리베)’는 마치 갑옷 같이 보이면서 구조적이라 눈에 띄었다. 캐리 멀리건(프라다), 조 살다나(지방시) 역시 허리 아래로는 퍼지거나 러플 장식을 달았지만 상체만큼은 꽉 끼는 스타일을 고집했다.

◆블랙 대신 골드=올 레드 카펫은 금빛 물결이었다. 공식 석상의 대표 컬러인 블랙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노영주 책임연구원은 “골드는 레드 카펫에서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한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배우들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디아즈는 풀어 내린 금발에 리본 장식의 금빛 드레스(오스카 드 라 렌타)를 입어 완벽한 ‘골드룩’을 만들었다. 케이트 윈슬릿은 입생 로랑 드레스에 25억원이 넘는 티파니의 노란 다이아몬드를 짝지었다. 이 밖에 레드 카펫과 선명하게 대조되는 블루 계열의 드레스가 눈에 띄었다. 여우 조연상을 받은 모니크(다다시 쇼지), 매기 질렌홀(드리스 반 노튼) 등이 그 예다.

이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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