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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 "이제 LG 나와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1978년 창단해 23년간 남자농구를 주름잡았던 전통의 명가 현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대는 아마추어 대회였던 농구대잔치에서 세차례, 프로 출범 후 두차례 우승했던 영광을 뒤로 한 채 내년 시즌 금강고려화학 유니폼을 입고 새출발한다.

현대가 13일 대전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라운드(3전2선승제) 2차전에서 SK에 84 - 95로 역전패, 2연패로 4강 진출 꿈을 접으며 올시즌을 끝냈다. 이상민이 24득점하며 사력을 다했으나 SK 서장훈(32득점).로데릭 하니발(23득점)에게 뭇매를 맞았다.

경기가 끝난 뒤 현대 신선우 감독은 애써 눈물을 감추며 "후회없이 싸웠다. 마지막 경기로 부끄럼없는 한판이었다" 고 말했다. 신감독은 현대 농구단이 창단되기 전인 77년 일찌감치 스카우트돼 82년 은퇴할 때까지 현대의 간판이었다.

12일 SBS전에서 신세기가 그랬듯 막판에 몰린 현대가 거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감독은 페어플레이로 일관했다. 현대의 품위있는 경기 운영은 4강 티켓이 걸린 뜨거운 한판을 명가의 간판을 내리는 장엄한 세리머니로 장식했다.

현대는 4쿼터 3분까지 74 - 69로 앞섰으나 서장훈.하니발의 연속골을 맞고 5분20초쯤 74 - 76으로 역전당했다. SK는 내친 걸음에 7분30초쯤 82 - 74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현대는 전.후반 한차례씩 찾아온 승부처에서 걸음을 헛디뎠다. 47 - 39로 앞선 2쿼터 종료 1분30초전 양희승이 쉬운 리바운드를 SK 조상현에게 빼앗겨 47 - 41로 추격당한 장면이 뼈아팠다. 3쿼터 8분쯤 66 - 55로 앞서다 실책이 겹쳐 70 - 62로 쫓긴 채 4쿼터를 맞으면서 역전패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플레이오프 들어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SK는 오는 18일 창원에서 정규리그 2위 LG와 결승 티켓이 걸린 5전3선승제의 준결승 시리즈를 시작한다.

대전〓허진석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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