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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특파원에 털어논 JP의 인물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얼굴)명예총재가 지난달 27일 저녁 신라호텔에서 주한 일본특파원 14명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특파원들의 면담요청에 대해 JP는 비보도를 전제로 응했다고 한다.

일식요리에 정종이 돌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자 JP는 유창한 일어로 국내 정치에 대해 언급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이 "상당히 진솔하게 말하더라" 며 전한 JP의 발언.

◇ DJ 부분〓DJ가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지난해 총선 때 자민련을 심하게 다뤄 곤경에 빠뜨린 것도 그렇다. 나는 그때 DJ를 '괘씸하다' 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계속 저럴 경우 국정운영이 잘 안될테니 자민련에 기회가 온다는 생각으로 기다렸다. 지금 나는 대통령을 잘 모셔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거두고 싶다. 남북관계와 개혁도 욕심을 부렸다.

개혁은 간단한 게 아니다. 5년 단임제에선 처음 1년은 준비기간이고 마지막 1년은 아무 것도 못한다. 나머지 3년 동안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 최근엔 대통령이 욕심을 줄이려는 것 같다.

◇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부분〓지난해 李총재를 만났을 때 교섭단체를 만들어주겠다고 해놓고 나중에 그런 말 한적 없다고 했다. 그 사람은 안된다. 한나라당에도 진보.보수가 있어 대북관계에 진로잡는데 어려움이 많을거다.

교섭단체를 15석(현 20석)으로 낮출 경우 한나라당이 셋으로 분열될 가능성이 있고,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걱정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JP가 李총재를 '바카야로(馬鹿.바보)' 라고 욕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한때 한나라당이 발끈했으나 특파원단은 "JP가 그런 말 한적 없다" 고 공식 부인했다. )

◇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울 답방〓답방을 마음 속으로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 金위원장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니 답방이 쉽진 않을 것이다. 나는 답방을 환영도 반대도 않는다. 서울에 와서 발전의 실체를 보면 자기체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선거 때 어떤 얘기도 가능하지만 (JP를 '서산에 지는 해' 라고 말한) 李위원의 자질은 잘 모르겠다. 李위원은 자기 발언에 부담감을 갖고 있더라. 자꾸 만나자는데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일본이 좀더 커지지 않으면 안된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인정해야 한다. 더 (왜곡)안하면 주변국도 이해해줄거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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