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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도시 구미 “역·터미널서 책 빌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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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6개 공공 도서관에 열람석은 총 5555석. 이들 도서관이 보유한 장서는 전체 68만3600여 권으로 주민 1인당 1.7권. ‘도서관 도시’를 지향하는 구미시의 공공 도서관 현주소다. 이들 수치는 경북의 23개 시·군 중 1위를 차지한다. 전국 시·군·구의 공공 도서관이 보유한 평균 장서 수는 23만7800여 권에 열람석 평균은 1312석. 구미시는 전국으로 따져도 열람석 6위에 주민 1인당 장서 보유는 10위에 이른다.

이용률도 높다. 구미시민들은 지난해 구미시립도서관 형곡 본관을 비롯해 인동도서관, 봉곡도서관, 선산도서관, 왕산기념관 내 도서관, 경북도립도서관 등 6개 공공 도서관에서 연간 110만권을 대출해 전국 평균의 1.8배를 기록했다.

구미시가 이러한 도서관 인프라를 바탕으로 책 읽는 인구 늘리기에 나섰다. 도서 대출 거점을 확대하고 대출 서비스를 개선해 시민 누구나 책을 빌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보고 싶은 책은 예약만 하면 도서관을 찾지 않아도 빌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미시립도서관 유상훈(48) 사서계장은 “우선 구미역이나 버스터미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무인도서관을 설치해 기다리는 시간에 책을 빌리는 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들 장소에 무인예약대출기와 무인반납기를 설치해 인터넷이나 전화로 하루 전 원하는 책을 예약하면 책이 무인도서관에 도착했음을 문자메시지로 알려 주고 도서대출증으로 무인도서관에서 빌리는 방식이다. 책은 다 읽은 뒤 편한 때에 반납하면 된다. 서울·경기 등의 지하철역 서너 군데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구미시 형곡동 구미시립도서관 본관의 ‘겨울독서교실’ 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형곡 본관은 지난해 92만여 명에게 37만권의 책을 빌려 주었다. [구미시 제공]

구미시는 이달부터 설치 후보지 타당성 조사를 벌인 뒤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무인도서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중증 장애인은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24시간 안에 직접 배달하는 도서 무료배달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도서관이 직접 시민을 찾아가기도 한다.

시는 도서관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시민을 위해 읍·면·동 민원실에 ‘북 카페’를 운영하기로 했다. 주민자치센터나 공공기관 민원실 등에 300권 정도의 도서를 비치한다. 대단위 아파트도 문고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도서대출 전산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도서관에 있는 책을 2∼3개월 단위로 대출해 장서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구상이다. 중소기업체도 대상이다. 지난해 한 기업체에서 시험한 결과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이밖에 구미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의 모국어 자료 코너도 운영할 방침이다. 또 여름철에는 금오산·동락공원 등 사람이 운집하는 곳에 여름공원문고를 운영해 책 읽는 피서를 유도하기로 했다.

구미시는 이런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기존 6개 도서관과 신설 중인 1개 도서관의 유기적인 협력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구미시는 2011년 1월 청소년도서관을 개관하며, 올 10월에는 근로자문화센터에 작은 도서실을 열 예정이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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