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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업 CEO] 비상교육 양태회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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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사교육은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충하는 보완재 역할을 해야 합니다.” 비상교육 양태회(46·사진) 대표는 1998년 『한끝』 시리즈를, 2005년에 『완자』 시리즈를 처음 출간해 지금까지 각각 누적 판매량 1000만 권을 넘는 학습서 시장의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 23일 서울 구로동 비상교육 본사에서 양태회 대표를 만나 공교육과 사교육의 상생 방안을 들어봤다.

-학습서를 만들게 된 계기는.

“1993년 길잡이학원을 운영하던 시절 국어 전공자가 아닌 내가 국어를 가르쳤었다. 아이들보다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방법을 찾다보니 점차 강의 콘텐트가 쌓이더라. 학교에선 교과서로 공부하는데 학원 현장엔 제대로 된 콘텐트가 없다는 점을 고민하다 강의 노트를 모아 학원 시스템에 맞는 교재를 만들었다. 주변의 평가가 좋아 널리 알리자는 차원에서 『한권으로 끝내기』 시리즈를 내놓았다. 당시 주변에선 상품성이 없다며 출판을 거절했다. 할 수 없이 직접 만들었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완자』 시리즈를 낼 때도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학원에 가는 이유는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교재가 없어서라고 생각해 만들자고 했더니 현실과 맞지 않다고 반대가 많았다. 그러나 내겐 확신이 있었고 성공했다.”

-교과서 출판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학교와 소통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이 교과서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교사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 학교 수업 외에 별도의 학습과정이 필요 없는 차별화된 교과서를 만들고 싶었는데, 검정기준에 맞추다 보니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를 보완하려고 최근 과학적 공부법을 소개한 『스터디테라피』를 펴냈다. 학생들이 취업·진학을 고민하는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비상 공부연구소의 진로적성검사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변한다는 생각에 부모의 올바른 역할을 코치하는 ‘완자엄마학교’도 운영 중이다.”

-사교육 줄이기에 국민적 관심이 높다.

“사업 초기부터 ‘저비용 고효율’ 교육 시스템을 만들 방법을 고민해 왔다. 관건은 자기 주도학습이다.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서를 만든 것도 자기 주도 학습을 돕기 위함이다. 이후 강의의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온라인 교육으로 이를 구현하려 노력했다. 최근엔 비상에듀가 운영하는 학원 시스템도 바꿨다. 40분 수업·30분 복습으로 집중력을 높였다. 학습과정을 ‘예습-수업-연습-복습-시험’의 5단계로 구성해 장기 기억력을 높이고 있다. 학습부진 학생들의 학업성취력과 자기의지력을 고취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힘들게 대학에 갔다고 들었는데.

“삼수해서 대학에 갔다. 당시엔 학원에 가지 않고 혼자 공부했다. 요즘 말로 자기 주도 학습을 한 셈인데 주먹구구식으로 공부한 것 같다. 차라리 학원에 갔으면 시험성적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삼수까지 하는 과정은 결과적으로 내게 삶의 밑거름이 됐다. 실패의 경험이 없었다면 치열한 인생의 맛도 모르고 노력의 깊이도 부족했을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위기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

“『한권으로 끝내기』를 출판한 뒤 많은 오류가 발견됐다. 도요타자동차처럼 리콜을 해야 할 정도의 상황이었다. 거의 책 수준의 정오표(正誤表)를 보냈다. 비난하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직접 사과하면서 보완 의견을 물었다. 그런데 다음해에 오히려 판매량이 더 늘었다. 신뢰의 결과다. ‘마케팅’이 아니라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교육상품은 성적과 인생이 걸린 상품이라 고객들이 까다롭게 판단한다. 진정성이 전달되면 오히려 리스크가 적은 사업분야라는 생각이다.”

-학부모로서 자녀들은 어떻게 교육하고 있나.

“중2 아들, 초등 5학년 딸, 6살짜리 딸이 있다. 막내만 남고 첫째와 둘째는 미국과 캐나다에 유학 중이다. 1년 더 유학하고 싶다고 해서 귀국을 미뤘다. 진로는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달렸는데, 아직은 목표의식이 명확하지 않아 아이가 스스로 깨닫고 판단할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아이와 자주 소통하면서 엇나가지 않도록 유도하고 스스로 방향을 선택하도록 도우려 노력한다.”

대담= 주재훈 기자, 정리= 박정식 기자, 사진= 최명헌 기자

양태회 대표는 …

▶ 1964년생, 92년 고려대 불어불문과 졸업 ▶1992~96년 길잡이학원 운영

▶1997~2001년 교육출판 ‘비유와상징’ 운영 ▶2002년~ (주)비상교육 대표이사

▶ 2006년 출판유공자 표창 문화관광부장관상 ▶2007년 대한민국 교육산업경영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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