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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민주운동’ 기념회관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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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구 ‘2·28 민주운동’ 50주년을 맞아 기념회관이 건립된다.

대구시는 중구 남산동 명덕초교 안 공터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2·28 민주운동기념회관’을 건립한다고 1일 밝혔다. 시는 설계작업이 끝나는 10월 착공해 내년 10월 말 완공할 예정이다. 대지면적 1320㎡에 연면적 2500㎡로 사업비는 100억원이다.

1층에는 2·28 자료 전시실과 간행물실이, 2∼3층에는 당시 사진·신문 등 시청각 자료와 디지털 자료 등 운동 관련 기록물이 전시된다. 4층에는 2·28 정신 계승을 위한 청소년 교육장이 설치된다.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공동의장 김범일·안인욱)는 지난해 1월 기념회관 건립을 시에 건의했다. 2·28 정신을 기리기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마침 국회도 지난해 12월 29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을 개정해 2·28을 민주화운동으로 명시했다. 대구시 김석동 자치행정담당은 “기념회관이 민주주의의 의미를 가르치는 교육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경북고·경북여고·대구고·경북대사대부고·대구여고 등 8개 고교 학생 1700여 명이 자유당 독재정권의 부패와 실정을 비판하며 일으킨 시위다. 3·15 마산의거와 4·19 혁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 4월 대구시는 당시 학생들이 집결해 시위를 벌인 명덕로터리에 ‘2·28 기념탑’을 세웠다. 이후 90년 지하철 공사를 하면서 두류공원으로 기념탑을 옮겼다. 2000년 11월에는 사단법인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설립됐다. 현재 회원은 4만 3000여 명에 이른다.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마련한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고교생 복장을 한 시민들이 대구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50주년 기념행사 열려=“학생을 정치 도구화 하지 말라.”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빛들아.” 지난달 28일 대구시 중구 중앙로. 고교생 교복 차림의 남녀 재연 배우들이 구호를 외치며 퍼레이드에 나섰다. 고교생부터 60대 시민 600여 명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자유당은 학생들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50년 전 이곳에서 있었던 2·28 민주운동을 재현한 것이다.

이날 대구 곳곳에서 2·28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기념사업회가 2·28 민주운동 50주년을 맞아 마련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기념식이 열렸다. 안인욱 공동의장은 “2·28은 우리나라의 첫 민주화운동”이라며 “2·28이 대구의 정신으로 시민의 가슴에 남아 찬란히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구 공평동 2·28기념중앙공원에서 기념공연이 열렸다. 다양한 북으로 그날의 함성을 표현한 모듬 북 공연과 풍물굿패 매구의 무대가 이어졌다.

또 민주운동 주역에게 바치는 헌시와 마임 퍼포먼스, 당시 사진을 모은 전시회도 열렸다. 앞서 24일에는 2·28 민주정신과 국가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기념사업회 박명철 사무총장은 “2·28이 21세기 민주사회 건설의 주춧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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