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입사한 김 위원장은 강성 노조인 쌍용차 노조에서 오랫동안 주축으로 활동했다. 부위원장이자 위원장 직무대행이던 2006년에는 회사 문을 봉쇄하고 싸우는 옥쇄파업을 지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파업 이후 그는 노조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180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노조가 극렬하게 투쟁하고, 팔뚝질을 해댔지만 결국 일자리를 지켜내지 못했다”며 “노조가 사측의 협력적 파트너가 돼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이 고용과 실질임금을 지키는 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파업이 외부 세력의 개입으로 정치 파업으로 변질되고, 노조 지도부에 쌍용차 구성원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염증을 느끼게 됐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투명 경영만 이뤄지면 노사 상생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비리가 근절되고 이익이 투명하게 분배된다며 노사가 굳이 싸우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과거 사측과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조가 먼저 사측에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지원에 대한 호소도 잊지 않았다. 그는 “큰 후유증을 낳은 장기파업 끝에 다시 일어섰는데 1000억원이 지원되지 않아 추락한다면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며 “구조조정을 거치며 생산성이 향상된 만큼 마지막 도움만 있으면 쌍용차는 반드시 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사무실 한쪽 구석에 과거 촛불집회와 공장점거 파업 등 강경했던 노조활동 시절의 사진이 있었다. 그는 “이제는 저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뜻에서 최근에 걸어놓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평택=이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