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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붉은 단풍' 들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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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 내셔널리그 우승과 함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수들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경기장으로 뛰어나오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AP=연합]

▶ MVP로 뽑힌 알버트 푸홀스가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AP=연합]

'레드 삭스(붉은 양말)' 대 '카디널 버드(붉은 새)'. 붉은 10월이 왔다.

세계 야구팬들을 열광시킬 2004년 월드시리즈는 똑같이 빨간 마스코트를 쓰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마스코트는 홍관조)의 대결이 됐다.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는 24일(한국시간)부터 벌어진다.

레드삭스는 1986년 이후 18년 만에, 카디널스는 89년 이후 17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팀이어서 누가 이기든 우승의 감격은 클 것이다.

카디널스는 22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5-2로 눌렀다.

NL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1회에 점수를 뽑은 팀이 역전패한 '징크스'는 7차전에서도 재연됐다. 애스트로스는 1회초 선두타자 크레이그 비지오가 카디널스의 선발투수 제프 서판의 4구째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기선을 제압한 애스트로스는 3회에도 안타 없이 카를로스 벨트란의 빠른 발로만 추가점을 올렸다. 볼넷을 고른 벨트란은 2루를 훔쳤고, 제프 배그웰의 중견수 플라이 때 3루로 뛰다가 카디널스 중견수의 송구가 빠진 틈을 타 홈을 밟았다. 2-0.

타자들이 점수를 짜내는 동안 마운드에서는 '로켓맨' 로저 클래멘스의 호투가 빛났다.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한 이번 시즌에도 18승을 올려 42세라는 나이를 무색하게 했던 클래멘스는 이날도 5회까지 단 1실점으로 카디널스의 막강 타선을 막아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6회 3루에서 1루 쪽 더그아웃으로 자리를 옮겨앉았다. 1-2로 뒤진 카디널스의 역전극은 대타 로저 세데뇨의 중전안타로 시작됐다. 2사 2루에서 앨버트 푸홀스가 좌전 2루타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고, 스콧 롤렌이 역전 결승 2점 홈런포를 날렸다. 카디널스는 8회에도 래리 워커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카디널스의 키코 칼레로.훌리안 타바레스.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은 사이좋게 1이닝씩을 나눠 던지며, 나란히 무안타.무실점으로 애스트로스의 타선을 잠재웠다.

NL 챔피언십 시리즈 최우수선수는 일곱경기에서 5할의 타율에 4홈런.9타점을 기록한 카디널스의 푸홀스가 차지했다. 한편 두 팀은 7차전까지 25개의 홈런을 쳐 NL 챔피언십시리즈 최다 홈런기록을 갈아치웠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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