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사이트 폭발물 모의실험서 위력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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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펑 - ."

9일 오후 인천시 고잔동의 한 폭발물시험장. '부탄가스 폭탄' 은 도화선에 불을 붙인 뒤 10여초 만에 화염과 파편이 2~3m 높이로 솟구치며 터졌다.

폭발음이 50m 이상 떨어진 곳에까지 들렸다. 딱총화약을 끝에 붙인 도화선을 소형 부탄가스통에 테이프로 부착한 간단한 형태다.

최근 인터넷 폭탄사이트들에 소개된 신형 사제폭탄들의 파괴력 실험.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사이트에 나온 제조법대로 만들었다.

테니스공 폭탄 두개, 니트로글리세린 폭탄, 대구 사제폭탄사고의 폭발물로 추정되는 비료폭탄도 실험대상이었다.

테니스공 폭탄은 일반테니스공에 성냥알을 가득 채워 도화선으로 연결한 것. 역시 화염과 파편이 반경 1~2m를 휩쓰는 폭발력을 보였다.

다이너마이트 원료인 니트로글리세린 폭탄은 다른 화학물질을 섞어 희석시켰는데도 양쪽에 세워둔 두께 1㎝짜리 철판들이 퉁겨져 날아갔다.

다만 비료폭탄은 불발돼 제조법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과수 총기연구실 김동환(金東煥)연구원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20여분 만에 제조한 폭발물들이 예상 외의 파괴력을 보였다" 며 "건물이나 차량 폭파는 못하더라도 인명살상이나 화재발생은 충분히 가능하다" 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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